영화명: <장화, 홍련>
관람자: 박창규 에이미트 회장
지난 8월 10일 육류수입업체 (주)에이미트의 박창규 사장은 MBC와 <PD수첩>,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던 배우 김민선씨를 상대로 3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신청했다. 박 사장은 “MBC의 보도로 큰 피해를 봤다”면서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이 소송을 진행한다. 촛불집회에 나왔던 청소년들이 향후 15∼20년간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으면 국민체력에 단백질 부족이 일어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PD수첩>이 광우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큰 역할을 한 건 맞다. 그러나 박 사장은 당시 광화문에 한번도 나와보지 않은 모양이다. 처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던 무렵, 사람들이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정책을 끝까지 강행하던 이명박 정부의 실망스런 행태와 평화 집회를 ‘불법 폭도’라고 규정하며 물대포를 쏴대고 곤봉을 휘두르던 경찰에 대한 분노 때문이 더 크다. 이제 와서 MBC와 배우의 개인적 일기를 향해 ‘장사가 안됐다’는 원망을 돌리는 건 무슨 억지춘향인지 모르겠다. 장사하는 분이라면 당시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저울질하는 센스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새엄마를 악의 원흉으로 지목하다가 결국 스스로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 소녀가 등장하는 <장화, 홍련>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