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이번엔 주유소 사수궐기?
2009-09-15
사진 : 오계옥
글 : 김성훈
10년 만에 속편 만들어진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2> 촬영현장

“대체 뭐야. 여기가 전쟁터야? 아프가니스탄이야?”

9월6일 부산 센텀시티의 한 주유소. 하얗게 질린 망치(박상면)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그럴 만도 하다. 주유소 4인방부터 고삐리, 탈옥한 망치파 일당, 짱돌(백종민)이 이끄는 스쿠터 일당까지. 모두 합쳐 30여명의 사람들이 엉망이 된 얼굴로 뒤엉켜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기름 넣는 주유소에서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장판이 벌어진 이 광경, 어디서 많이 본 장면 아니던가. 맞다. 10년 전 아무 이유없이 “그냥 털고 보자”던 그 <주유소 습격사건>이 속편으로 돌아왔다.

차이라면 이번엔 주유소를 터는 게 아니라 지켜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10년 전 노마크(이성재) 일당에게 주유소를 털려 제대로 고생한 박 사장(박영규)이 4명을 고용한다. 한주먹하는 ‘원펀치’(지현우)에서 머리보다 발이 빠른 ‘하이킥’(조한선), 입으로라면 누구도 두렵지 않다는 ‘야부리’(정재훈), 무조건 들어 넘기는 ‘들배지기’(문원주)까지. 기름 넣는 것 외에 장기가 하나씩 더 있는 걸 보니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는 박 사장의 고심이 잘 묻어난 채용이다. 그런 4인방이 여러 일당을 상대로 한바탕 일을 벌이는 게 이날 공개된 장면이다.

역시 ‘떼신’엔 분위기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야부리, 시선은 저쪽을 보고, 야부리 뒤에 사람들 없었냐. 액션. 컷. 다음은 망치”식으로 김상진 감독은 큰소리로 숨 쉴 틈 없이 진행한다. 여기에 “연기 좋아. 야야. 똑바로 안 할래?”라는 선배 박상면의 애정 넘치는 참견까지 더해지면서 주유소 안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주유소라는 같은 공간을 통해 10년 전과 달라진 젊은 세대들을 보여주겠다”는 <주유소 습격사건2>는 9월 말까지 촬영한 뒤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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