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볼>Symbol
감독 마츠모토 히토시 | 일본 | 2009년 | 93분 | 갈라프레젠테이션
제2의 기타노 다케시로 불리는 일본의 유명개그맨 마쓰모토 히토시의 신작이다. 전작 <대일본인>을 통해 일본사회의 무기력함을 기묘한 유머로 꼬집은 그다. 두 번째 영화 연출작인 <심볼>의 무대는 전 세계다. 시작은 멕시코에 살고 있는 한 프로레슬러의 아침이다. 중년선수인 에스카르고만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다그치는 아내의 잔소리를 음악 삼아 커피를 마신다. 한편, 사방이 하얀색인 어느 방에서 잠옷을 입은 남자가 깨어난다. 그가 누군지, 왜 이 방에 왔는지는 모른다. 방벽에는 어린아이의 성기처럼 생긴 돌기들이 튀어나와있다. 남자는 돌기를 하나씩 눌러보는 데, 그때마다 온갖 물건들이 튀어나온다. 칫솔, 확성기, 도자기, 나무젓가락, 참치초밥등등. 남자는 방에서 탈출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탈출해보니 또 다른 방이다. 이 두 남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엮일지, 미리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하얀 방의 남자가 누르는 돌기들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문제의식을 전 세계로 확장시킨 <심볼>은 영화는 <대일본인>에 비해 단순하지만 난해하고, 그보다 더 직접적인 유머를 구사한다. 특히 하얀방 속에서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히토시의 코믹연기가 압권이다. 자신이 꿈꾸는 정통 코미디를 영화적인 공간에서 구현하고픈 욕망인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