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 보이> The Sunshine Boy
프리드릭 토르 프리드릭슨 | 아이슬란드 | 2009년 | 103분 | 와이드앵글
켈리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손을 산만하게 움직이고, 혀를 자주 빼 문다. 가끔 이상한 소리도 낸다. 켈리는 자폐아다. 그럼에도 켈리의 가족에게는 ‘선샤인 보이’다. 부모로선 자식의 병이 꼭 제 탓 같을 수밖에 없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된 바 없는 자폐증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더할 것이다. 더군다나 자폐아는 의사소통의 문제로 혼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자폐증을 연구하는 많은 이들은 의사소통의 수단을 찾아내 증상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일례로 훈련센터 HALO에서는 말하지 못하는(혹은 말할 의지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문자를 활용해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켈리의 어머니도 희망을 품고 아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러 나선다. 그 희망의 기록이 바로 다큐멘터리 <선샤인 보이>다.
좋은 다큐멘터리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 중 하나는 성실한 리서치일 것이다. <선샤인 보이>는 거기에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을 더했다. 아이슬란드의 빼어난 자연과 시규어 로스의 음악은 <선샤인 보이>를 특별하게 만든다. 켈리네 가족이 함께 온천에 가고 공원에 가는 일상이 비정상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잠시 잠깐 켈리의 자폐증을 잊게 된다. 아니, 켈리의 가족이 결국엔 켈리와의 의사소통에 성공할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영화가 끝나면 뭉클해진 가슴에 손을 얹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