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이준] ‘불덩이 액션신’ 정말 끔찍했죠
2009-12-11
글 : 장미
사진 : 최성열
<닌자 어쌔신>의 이준

서늘한 눈매와 날렵한 입술선까지 비와 정말로 닮았다. <닌자 어쌔신>에서 그의 배역이 비가 연기한 라이조의 청소년기였으니 어쩌면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이준은 데뷔작으로 덜컥 할리우드에 입성한 운좋은 영화배우이자 인기리에 활동 중인 아이돌그룹 ‘엠블랙’의 멤버다. 물론, 그와 비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엠블랙의 제작자는 바로 비. “소속사의 입김이 있었으리라는 추측에 속상하진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난처한 기색없이 속 깊은 대답을 내놓는다. “그렇긴 하지만… 소속사 덕에 지훈이 형 콘서트를 보러 간 거고. 거기서 캐스팅 디렉터를 만난 거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요.”

“원래 배우가 꿈”이요, 연기에 대한 갈망이 각별했던 이준은 <닌자 어쌔신> 오디션을 앞두고 “하루에 잠을 3시간밖에 자지 않”을 정도로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베를린 현지 오디션에서 “시키지도 않은 턴이나 점프” 등 중학교 때부터 배운 무용 실력을 선보이는가 하면, 합격 통지를 기다리면서 매일 밤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제가 감독이라면 절 안 뽑았을 것 같아요. (웃음) 그만큼 믿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만반의 준비 끝에 첫 장면을 찍은 뒤 제임스 맥티그 감독에게 “슈퍼 굿”이라는 칭찬을 들으면서 출연분량도 늘어났지만, 그렇게 자기 것으로 만든 ‘불덩이 액션신’은 그야말로 악몽 같았다. “리허설 땐 불이 없었거든요. 상상도 못했어요! 막상 촬영 들어가니까 소방관들이 오시더라고요… 간호사, 의사 다 대기하고.”

신종플루가 완전히 낫지 않아 자꾸 기침을 하던 이준이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했다. “발목까지 다쳐 춤도 제대로 못 춘다”던 말을 털어내듯 씩 미소를 머금는 순간, 그를 향해 비명을 질러대는 소녀팬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은근히 호감형인 이 장난스러운 청년이 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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