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몬트리올] 지구멸망은 다다다음 세대쯤?
2009-12-23
글 : 윤혜경 (몬트리올 통신원)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재난영화 <2012>가 개봉한 지 여러 주가 지났다. 하지만 몬트리올에서 이 거대한 재난영화는 여전히 화제의 중심이다. 몇년 남지 않은 가까운 미래를 영화화해서인지 요즘의 대화 주제는 <2012>로 시작해서 <2012>로 끝난다. 혹자는 또 한편의 할리우드 재난영화로 웬 호들갑이냐며 다그치고 혹자는 영화보다 더 과학적인 근거를 들먹이며 사람들을 긴장시킨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일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영화를 보러 외출한다. 홍콩에서 온 세 친구도 오랜만에 일요일 오후에 영화를 보러 모였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아이다, 홍콩 출신이다. 몬트리올에 산 지는 꽤 됐고 현재는 회사에서 고객관리 일을 한다. (옆의 친구들도 함께 인터뷰에 응했다) 옆에 있는 친구들은 신디와 마이클이다. 우리 모두 홍콩 출신이지만 몬트리올에 와서 알게 된 친구 사이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아이다/ TV에서 프리뷰를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보러 왔다.
=마이클/ 나는 이 영화를 벌써 두 번째 보는 거다. 그래도 너무 재미있더라! 그런데 처음 영화를 보고나서 2012년 종말론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더니 영화에 등장하는 메가 쓰나미의 높이가 그렇게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더라. 그토록 불가능한 높이의 쓰나미를 참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보여주다니… 딱 할리우드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그래도 한번 더 보고 싶어 친구들과 왔다.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아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예전에 2012년에 대한 예언을 들어본 적이 없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영화에서처럼 이렇게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일은 절대 아닐 것 같다. 아마도 ‘다다다음’ 세대쯤이 아닐까? (웃음) 그냥 이 영화는 먼 미래에 대한 하나의 경고쯤으로 생각하고 싶다.
=신디/ 뭐 그래도 일요일 오후 시간을 보내기에는 딱 좋은 영화였다. 내 생각에 영화 상영시간이 좀 길기는 했지만…. (웃음)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든 장면이 있었나.
=아이다/ 솔직히 말해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2012년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전 지구적 재난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거나 하지는 않더라. 어쨌든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과정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입맛이 좀 씁쓸했다. 인간이 생존 앞에서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재차 확인해주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면서 홍콩에 있는 가족과 남자친구 생각이 많이 났다. 영화에서 가족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마이클/ 아무튼 화려한 CG들은 역시 할리우드영화구나 싶더라. 아까 말했듯이 아무리 할리우드지만 조금 오버한 것은 인정해야 하겠지만서도. (웃음)

-그렇다면 다들 2012년 지구 멸망설을 믿는가.
=아이다/ 그다지 믿지 않는다.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웃음)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