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분투기, <용서는 없다> 첫 공개
2009-12-23
글 : 강병진
온라인 프리뷰/ <용서는 없다>

일시 12월 22일 오후 2시
장소 왕십리 CGV

이 영화

여섯 조각으로 토막난 한 여자의 사체가 금강하구에서 발견된다. 팔 한 쪽은 근처 새만금 공사현장에 있었고 시체를 토막낸 장소는 군산 앞바다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부검의 강민호 박사(설경구)는 범인이 세 지역을 이어놓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강민호의 이야기를 들은 민서영 형사(한혜진)는 추리 끝에 지역환경운동가인 이성호(류승범)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이성호는 의외로 쉽게 자백한다. 그 시각, 미국에서 돌아오는 딸을 기다리던 강민호는 딸이 이성호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성호는 강민호에게 제안한다. 자신을 3일 안에 풀어주지 않으면, 강민호의 딸은 또 다른 피해자가 될 거라고. 사체를 분석해 진범을 잡던 강민호는 딸을 구하기 위해 사체증거를 조작한다.

100자평

<용서는 없다>는 일종의 ’모듬 기획’이다. 한국적 스릴러의 트렌드들이 한데 엮였다. 그 결과 <용서는 없다>는 <그 놈 목소리>의 아버지가 <추격자>의 살인마를 만나 <세븐 데이즈>의 과정을 겪은 후, 결국 <올드보이>의 아버지와 비슷한 파국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가 됐다. 레퍼런스가 가진 개별적인 재미를 구현하려는 노력은 충실하지만 기시감이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잦다. 무엇보다 감독이 말한 ’진정한 용서’의 테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강병진 <씨네21> 기자

'농촌 스릴러'라는 점에서 <살인의 추억>, '실시간 추격극'이라는 점에서 <추격자>를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거기에는 '저를 기억 못하시나요?'라고 하는 <올드보이>식의 회고담도 깔려 있다. <추격자>에 이어 이른바 한국형 하드보일드의 계보로부터 이어지는 작품이랄까. 특히 <추격자>와는 한없이 뛰고 또 뛰며 직접 수사까지 하는 설경구가 김윤석을, 자신이 범인임을 느긋하게 밝히는 류승범은 하정우를 직접적으로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무척 유사하다. 그 안에서 <용서는 없다>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묘한 은유까지 담으며 신인감독으로서 꽤 큰 욕심을 낸 작품이다. 여러모로 신인으로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힘이 넘치는 작품이다. 스릴러로서의 구조도 좋다.또 다시 할리우드로부터의 리메이크 제의가 유력하다고 느껴진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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