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 4일 오후 2시
장소 동대문 메가박스
이 영화
29년 핸섬했던 과거 싹~ 고친 미모의 포토그래퍼 손지현은 영화 스틸 촬영과 개인전 준비까지 앞둔 잘나가는 매력녀! 이런 지현을 오매불망 바라보는 특수분장사 준서의 애정공세는 하루하루 버라이어티 해져만 간다. 준서와의 달콤한 로맨스가 무르익던 어느 날, 친아빠를 찾아 가출한 유빈이란 녀석이 난데없이 집을 찾아오고, 녀석이 내민 아빠 이름 석 자는 바로 손.지.현!
미녀인생 7년, 아빠 변신 7일! 일단 고모라고 둘러대고 녀석을 돌려 보내려 하지만, 아빠를 만나려고 가출까지 했다는 유빈에겐 안 통한다. 게다가 녀석의 엄마와 새아빠는 출장 중! 별 수 없이 7일 동안만 버텨보기로 한 지현은 아빠 변장을 시도, 세상에 둘도 없는 미녀아빠가 된다.
그러나, 어설픈 콧수염에 빵점 짜리 운동신경, 자꾸 튀어나오는 여자말투를 가진 친아빠가 유빈은 영 수상하고, 어느 순간부터 데이트를 피하는 지현 때문에 남친 준서의 의심은 커져만 간다. 유빈과 준서 두 남자 사이, 들키기 전에 이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웬일인지 지현은 버릇마저 똑 같은 유빈과 슬슬 정이 들어가는데… 유빈을 뺏기자니 뭔가 허전하고, 아빠로 살기엔 핑크빛 인생이 너무 아깝다!
100자평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에서 가장 도전적인 부분은 역시 소재로 사용된 트랜스젠더의 등장이다. 그러나 소재의 강도에 비해서 트렌스젠더 자체에 대한 고민이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민감한 소재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려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인 셈이다. 소재를 가리고 남는 건 결국 <과속스캔들>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코믹한 설정이다. 그런데 시종 웃기려고 하는 주변부 캐릭터와 영화의 합이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아 큰 효과를 내진 못한다.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대신 조금 더 소재에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처음에는 양지에서, 그것도 상업영화에서 트랜스젠더 얘기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남자만 아빠하란 법 없다’는 생각이 몹시도 발칙하게 받아들여지는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개봉한다는 건 확실히 주목할 만한 변화다. 제작진도 이러한 부담을 잘 인식한 듯하다. 영화는 친근한 매력의 배우 이나영을 기용해 트랜스젠더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코미디적 요소에 주력해 주제의 무거움을 덜려 한다. 문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코미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거다. 거의 매 장면에서 남발하는 유머는 인물로의 몰입을 방해하고, 극의 흐름을 종종 끊는다. 코미디를 2%만 덜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장영엽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