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오즈의 마법사>
관람자: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총리
광화문 광장(이라고 쓰고 중앙분리대라고 한번 더 읽는다)에 앉아 계신 황금색 세종대왕께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지난 2005년 3월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추진돼온 세종시는 2005년 기공식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2009년 9월3일 난데없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가 세종시 수정 발언을 함으로써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행정부처를 죽어도 서울에서 내보낼 수 없다는 거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수차례 공언이 무색하게, 나라에서 앞장서서 서울 땅값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판에 무슨…. 4년 동안 진행되어오던 계획을 무리하게 한달 안에 뒤엎으려니, ‘교육, 과학 중심 경제도시’라는 휘황찬란한 수정안에 들어 있는 온갖 허수와 비현실적 공약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소녀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 겁쟁이 호랑이(어머 실수, 사자 말이다. 이 대통령의 모교 고려대가 세종시에 입주한다는 뉴스 때문에 헷갈렸다)와 허수아비와 양철 로봇(뒤의 세 캐릭터의 은유를 강조하고 싶다)이 “만약 꿈을 꾸기 시작한다면 그 꿈이 진실로 이루어질 거예요. 높은 굴뚝 너머로 말썽들이 레몬 캔디처럼 녹는 그곳에서, 당신은 날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노래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빨리 본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꼭 돌아가시길 바라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