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판빙빙] 대륙은 이미 내가 접수했어!
2010-01-22
글 : 장영엽 (편집장)
<8인: 최후의 결사단>의 판빙빙

남자는 대륙을 구하고, 여자는 남자를 구한다. <8인: 최후의 결사단>에서 타락한 전직 경찰 ‘도박꾼’(견자단)을 민주주의 영웅의 수호자로 바꿔놓는 건 그의 전 부인(판빙빙)이다. 홍콩 대부호 리옥당과 재혼해 ‘리 부인’이 된 그녀는, 분노하는 ‘도박꾼’에게 오히려 두 번째 남편의 일일경호를 부탁한다. 딸을 먹여살리기 위해 재혼했고, 그 딸의 미래를 위해 남편의 대의를 지지한다고 말하자 전 남편의 마음도 움직인다. 그렇게 남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혁명을 도모하는 이가 바로 리 부인이다.

음지에서 내조하는 현모양처 역할을 맡았지만, 남자들의 등 뒤에 머무르기에 판빙빙은 이미 너무 화려한 스타다. 가장 중국적으로 아름다운 배우로 평가받는 그녀는 2009년 저우쉰, 리빙빙 등을 제치고 대륙에서 가장 높은 개런티를 받는 여배우에 등극했다. 소지섭을 두고 장쯔이와 경쟁했던 <소피의 연애 매뉴얼>이 대히트하면서 ‘1억위안’ 흥행클럽에도 가입했고, 판빙빙이 커버 모델로 나선 잡지는 ‘2009년 최우수 표지 대상’을 받았다. 그야말로 인기의 최정점에 선 셈인데, 그녀가 1990년대 말 <황제의 딸>에서 ‘황제의 딸’(임심여)의 수발을 드는 시녀 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엄청난 초고속 승진이 아닐 수 없다. 10년 만에 시녀가 양귀비가 되었다고나 할까(판빙빙은 2008년 중국 드라마 <대당부용원>에서 주인공 양귀비를 연기했다).

물론 그냥 양귀비가 됐을 리는 없다. 판빙빙은 스스로에게 휴식을 허할 줄 모르는 다작의 배우로도 유명하다. 무협영화 <묵공>(2007)으로 무술 실력을 선보였고, 파격적인 성적 묘사로 검열 논란을 빚었던 <로스트 인 베이징>(2007)의 마사지사를 연기했으며, <신주쿠 사건>(2009)에선 성룡의 애인으로, <사랑에서 영혼으로>(2009)에선 연인 곁을 떠도는 혼령으로 출연했다. 액션과 멜로,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아우르는 그녀의 선택에선 더 깊은 배우로 거듭나려는 야심이 느껴진다. 아직 이렇다 할 수상 내역이 없고, 중국 내에선 성형설, 기자 폭행 등의 스캔들 메이커로 더 유명하지만 누가 짐작할 수 있겠는가. 이미 대륙을 점령한 그녀의 10년 뒤를.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