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엘리게이터>
관람자: 노원구청 일동, 동물전시업체 ‘쥬쥬동산’
한국에선 어떤 종류든 생명에 대한 존중심을 바라는 게 무리란 말인가? 서울 노원구청에선 2009년 12월23일부터 호랑이해 경인년을 맞아 아기 호랑이 전시 행사를 진행해왔다. 생후 8개월 호랑이 2마리 강호와 범호는 좁디좁은 투명 아크릴 상자에 갇힌 채, 하루 6시간씩 구청건물 로비에서 전시됐다. 아이들은 저마다 호랑이 상자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이쪽을 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간 많은 매체에서 동물학대 가능성을 지적해왔지만 노원구청쪽은 모르쇠였다.
지난 1월28일 더 한층 끔찍한 소식이 보도됐다. 강호와 범호가 밤에도 넓은 우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청 지하주차장 트럭에 갇혀 있다는 것. 노원구청은 “호랑이 관리는 우리 업무가 아니다”라고, 이른바 전문관리업체 ‘쥬쥬동산’쪽 직원은 “호랑이가 퇴근 뒤 어디로 가는지 우리가 밝힐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원구청 공무원 다수는 “전시가 시작된 이후 두 호랑이가 계속 지하주차장에서 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바로 몇 시간 뒤, 노원구청쪽은 행사 중단 결정을 내렸다.
1980년작 <엘리게이터>는 애완용 악어를 하수구에 버린 처참한 결과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동물학대의 진면목을 보여준 뻔뻔한 노원구청과 쥬쥬동산쪽은 <엘리게이터>를 하루 여섯 시간씩 반복청취하거나, 아니면 용띠해에는 용을 잡아와 로비에 전시하는 방안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실행에 옮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