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cine scope] 우리는 한국의 성룡, 홍금보, 원표?
2010-03-16
사진 : 오계옥
글 : 김용언
<개그콘서트>의 김병만, 류담, 한민관이 주연 맡은 <서유기 리턴즈> 촬영현장

<개그콘서트> 고정팬이라면 주목! ‘달인’ 김병만, ‘풀옵션’ 류담, ‘봉숭아 학당’과 ‘솔로천국 커플지옥’의 한민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공개방송 무대가 아니다. 지난 3월4일 대전 보문산 공원에 위치한 사정공원인라인스케이트장 <서유기 리턴즈> 촬영장에서였다. 같은 기획사에 몸담고 있는 ‘절친’으로서 성룡과 홍금보와 원표 트리오처럼 함께 해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평소 주성치의 <서유기> 팬이었던 김병만이 “우리끼리 <서유기>를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역할도 딱 떨어진다. 슈퍼액션히어로 손오공은 액션의 달인 김병만, 놀기 좋아하는 풍만한 저팔계는 류담, 보기만 해도 동정심을 유발하는 사오정은 한민관. <내 사랑 싸가지>의 신동엽 감독은 이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무릎을 쳤다. 류담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고도 역으로 실감나는 해학 연기를 선보였고, 김병만 역시 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조폭마누라3> 등과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 <친구, 우리들의 전설> 등을 거치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한민관은 연기는 처음이지만, 버라이어티 쇼에서 워낙 탄탄하게 개인기를 다져왔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었다. “이 세명의 조합은, 다른 개그맨들이라면 불가능했을 영역을 커버한다. 버라이어티, 정통 개그, 정통 연기가 모두 가능하다.”(신동엽 감독)

신동엽 감독이 써내려간 각본은 한마디로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와 주성치의 <서유기> 중간 정도의 ‘가족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세상을 다스리는 이치를 기록한 천부경을 둘러싸고, 사악한 무리와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결투가 펼쳐진다. 여기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적 설정, DNA 추출을 이용한 영웅의 부활이라는 <쥬라기 공원>적 설정, ‘노 와이어, 리얼 액션’이 촘촘하게 끼어든다. “아무리 고난이도 액션이라도 최대한 내가 직접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딱 한 부분에만 대역을 썼다. 한겨울에 연습하던 중 다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김병만) 촬영 틈틈이 인라인스케이트장 곳곳에 비치된 기계체조 기구들을 이용하여 몸을 푸는 김병만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일반적인 가족영화에서 상상할 수 있는, 대충 시늉만 내는 모습이 아니다. 성룡의 액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병만은 “액션장면이 워낙 많아서 전체 관람가가 안 나올까봐 걱정이다”고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이날 촬영분은 2000년 전 영웅들의 DNA를 주입받은 새로운 현대판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체육관에서 훈련에 매진하는 장면이었다. 인터뷰 당시에는 쉴새없이 농담을 쏟아내던 배우들이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걷어낸다. ‘변신 전’의 모습을 찍는 와중이라 특유의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은 ‘민간인’ 복장이었던 게 좀 아쉽지만, 어차피 <서유기 리턴즈>의 80%는 CG로 새롭게 재탄생할 것이다. 그 결과물은 여름방학 무렵 극장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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