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4월 13(화) 오후 2시
장소 롯데시네마 명동 에비뉴엘
이 영화
세상은 영웅이 필요한데 ‘왜 아무도 슈퍼히어로가 되려고 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데이브. 정의 수호를 위해 직접 ‘킥 애스’라는 닉네임을 정하고, 슈퍼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위험 앞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시민을 구하는 데이브의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킥 애스’는 새로운 히어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고, 끓어오르는 영웅 본능에 점점 고취되기 시작한다.
한편, 도시를 장악해버린 마약 거래단 ‘디아미코’가 꾸민 계략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는 경찰 데이먼(니콜라스 케이지)은 그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게 된다. 복수를 위해 어린 딸 민디를 겁 없는 슈퍼히어로로 특훈시키고…. 데이먼과 딸 민디는 ‘빅 대디’ 와 ‘힛 걸’로 변장해 세상의 악을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어느 날 이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킥 애스’는 이들의 거침없는 액션에 반하게 되고, 그를 주목하고 있던 ‘빅 대디’와 ‘힛 걸’은 그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
영웅들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악당 디아미코는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영웅 ‘킥 애스’를 죽이기 위한 또 다른 음모를 시작하는데…
100자평
장르의 함정에서 헤어 나오기 가장 힘든 것이 수퍼히어로물일 것이다. 고뇌하는 영웅들로 한참 재미를 본 할리우드는 이제 그 식상함을 리부트로 만회하려 안달이다. <킥 애스 : 영웅의 탄생>은 초조한 할리우드 제작자들을 향한 한방의 멋진 펀치다. 기존 수퍼히어로물을 늘씬 두들겨 팬 후, 타란티노식의 하드고어를 깔끔하게 첨가해야 나올법한 영화. 잔혹한 설정,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의 남용으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잔뜩 애 먹은 <킥 애스>는 수난을 겪은 영화들이 대게 그렇듯, 개봉도 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결국, <스내치>때 브래드 피트와 인연을 맺은 감독이 그에게 제작을 종용해 성사됐다.) <킬빌>의 우마 서먼을 방불케 하는 수퍼소녀 ‘힛 걸’의 활약은 단연 압권. 벌써 속편이 거론 될 정도다. 원작자 밀러의 말을 살짝 빌리자면, 속편은 지금보다 더 상스러워지는 게 목표라고.
이화정 <씨네21> 기자주드 애파토우가 만든 <스파이더 맨>인가 싶더니, 쿠엔틴 타란티노의 <배트맨>이고, 오우삼이 연출한 <스카이하이>다. 아예 말초적인 자극을 목표로 삼은 터라, 굳이 지나친 상업주의를 비판하는 것도 무색할 정도. 그런데 그 와중에도 곱씹을만한 현실적 메시지와 울컥한 순간을 만들어내니 신기할 노릇이다. 10대 소년과 꼬마 여자가 등장하는 19금 슈퍼히어로 영화는 그처럼 놀랍고, 파격적이며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품고 탄생했다.
강병진 <씨네21> 기자<킥 애스>의 감상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형적인 슈퍼히어로의 모습에서 벗어난‘킥 애스’고, 또 다른 하나는 가족의 복수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여성 슈퍼히어로‘힛 걸’이다.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킥 애스는 확실히 배트맨, 슈퍼맨, 아이언맨 등과 같은 기존의 슈퍼히어로와 거리가 있다.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킥 애스로 변신하는 데이브(아론 존슨)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많이 공감할 것 같다. 아역배우 크레 모레츠가 연기하는 힛 걸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체구보다 4~5배는 족히 나가는 어른들 사이를 재빠르게 오가며 거침없이 팔, 다리를 댕강 자르는 이 당돌한 여자 아이를 보고 있으면 입이 저절로 벌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킥 애스>는 <킬빌>이후 가장 화끈한 여성 복수극이라 할만하다. <아들을 동반한 검객>에 등장하는 킬러의 아들이 자라면 힛 걸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재미있는 상상도 해본다.
김성훈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