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광신도 트레키들이여 애도하라. <스타트렉>의 오랜 역사와 함께해온 배우 레너드 니모이가 마침내 은퇴한다. 레너드 니모이는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뾰족한 귀가 트레이드 마크인 냉철하고 이성적인 벌칸족 스팍 역을 연기해 수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트렉>의 상징이다. 한국 나이로 올해 여든인 그는 “(계속 스팍으로 활동하는 것이) 재커리 퀸토에게도 공평하지 못한 일인 것 같다”는 말로 운을 떼며 <스타트렉>에서의 완전한 하차를 알렸다. 재커리 퀸토는 2009년작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서 젊은 스팍을 연기했다. “재커리 퀸토는 훌륭한 배우다. 이제 그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캐릭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기쁠 따름이다.”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 시리즈를 제외한 <스타트렉> TV시리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한 레너드 니모이는 <스타트렉3: 스포크를 찾아서> <스타트렉4: 시간초월의 항해>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스타트렉: 더 비기닝>을 연출한 새로운 <스타트렉> 시리즈의 수장 J. J. 에이브럼스에게도 “시리즈를 만든다고 했을 때 좋은 이야기를 선보이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줘서 기쁘다”는 고별사를 전했다. 레너드 니모이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은퇴 뒤에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을 것”이란다. 열성 트레키들이 그의 평범한 노후 계획을 받아들일 리 없다. 그들은 레너드 니모이가 고단한 지구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순간이동으로 엔터프라이즈호에 올라 벌칸 행성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고 굳게 믿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