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과거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피어스 브로스넌은 숀 코너리와 로저 무어를 성공적으로 계승한 제임스 본드였다. 정돈된 머리에 살인미소를 지으며 어려운 사건도 쉽게 풀어나가던 브로스넌은 ‘걸어다니는 인간 페로몬’이었다. <유령작가>에서 그가 연기하는 영국의 전 총리 ‘애덤 랭’은 은퇴한 본드의 20년 뒤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랭은 정숙한 아내를 곁에 두고 여비서와 밀회를 즐기는데, 그는 생각보다 위험한 남자다. 과거를 캐려 하는 자들이 한명씩 조용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브로스넌의 모습을 그의 본드 출연작 중 <언리미티드>(1999)와 비교하면 재미있을 듯하다. 이 영화에서 본드는 여보스 M(주디 덴치)과 석유재벌의 딸 일렉트라(소피 마르소) 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결국 ‘독거미’ 일렉트라의 유혹으로부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빠져나오지만, <유령작가>에선 한명의 여자에게 보기좋게 된통당한다. 11년이란 세월은 본드의 여자 보는 통찰력도 떨어뜨리는 모양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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