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베스트 키드>가 1980년대의 유명한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면서요?
A. 맞습니다. <베스트 키드>(The Karate Kid)는 1984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요즘 20대는 잘 모르겠지만 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베스트 키드>는 (특히 비디오 대여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습니다. 물론 할리우드 본토에서의 인기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영화가 어찌나 인기가 좋았던지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의 <아웃사이더>로 갓 이름을 알리고 있던 주연 랠프 마치오는 당대의 슈퍼스타로 떠올랐고요, 가라테 도장에서 주인공을 단련시키는 일본인 스승 역할을 맡은 팻 모리타는 47회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요. 록그룹 ‘시카고’ 출신의 피터 세트라가 불러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뒤 불멸의 80년대 명곡으로 남은 주제가 <Glory of Love>는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1편의 성공에 힘입어 <베스트 키드>는 랠프 마치오를 주연으로 한 두편의 속편 <베스트 키드2>(1986), <베스트 키드3>(1989)를 내놓았습니다. 가라테가 일본 무술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가라테 키드>라는 제목 대신 <베스트 키드>로 개봉 및 비디오 출시됐답니다. 80년대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참, 1994년에는 팻 모리타가 십대 소녀 줄리에게 가라테를 가르친다는 내용의 <더 넥스트 가라테 키드>도 만들어졌습니다. <더 넥스트 가라테 키드>에서 주인공 줄리를 연기한 배우는 젊은 시절의 힐러리 스웽크였어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강렬한 주먹질이 그냥 나온 게 아니란 이야기죠.
Q2. 그런데 주인공이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더군요. 너무 어리지 않나요?
A. 제이든 스미스가 <베스트 키드>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가장 큰 이유는 (공식적인 답변을 제작사로부터 받을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제작자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작자가 누구냐고요? 제이든 스미스의 부모인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입니다. 사실 제이든 스미스가 주인공이 되면서 새로운 <베스트 키드>의 분위기는 오리지널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먼저, 상대적으로 주인공의 액면가가 많이 낮아졌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랠프 마치오가 <베스트 키드>의 주인공을 처음으로 연기했을 때 나이가 22살이었던데 반해 제이든 스미스는 겨우 12살이거든요. 역할에 딱 맞는 나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왜소한 친구라 청소년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는 캐스팅이긴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이미 미국 업계지 <버라이어티>가 말했잖습니까. “아들 제이든 스미스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기획된 영화”라고요. 부러우면 부모를 잘 만나는 수밖에요. 그래도 이미 <행복을 찾아서>와 <지구가 멈추는 날> 등에 출연했던 제이든 스미스는 4개월에 걸친 쿵후 훈련을 통해 고난이도의 무협 액션을 제법 잘해내는 편입니다.
Q3. 애들이 주인공인 ‘키드 무협영화’로는 또 뭐가 있을까요.
A. 80년대 할리우드의 <베스트 키드> 시리즈가 거의 시초이긴 합니다. 동양권에서는 1986년 개봉한 장미군 감독의 대만영화 <호소자>가 현대적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산골에 살던 세 꼬맹이가 할아버지가 아끼는 새를 잃어버리고 가출해 도시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 영화는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이후 7편이나 끊임없이 제작되었습니다. <호소자>의 성공으로 중화권, 특히 대만에서는 비슷한 아류작들이 끝없이 만들어졌습니다. 국내에도 개봉했던 대표적인 아류 시리즈로는 성룡 군단이 출연한 <칠복성>의 아역판인 <칠소자>, 한국에는 <중국 용소자>로 비디오 출시됐던 <소림소자> 등이 있습니다. 7편까지 인기를 모은 <호소자>는 이후 <신호소자>라는 이름의 비디오용 영화로 만들어져 국내 출시되기도 했죠. 한국에는 아직 ‘키드 무협영화’라고 할 만한 영화가 거의 없습니다만, 그래도 ‘키드 액션영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이준익 감독의 데뷔작인 <키드캅>(1994)을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