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 똥덩어리는. 저리로 꺼져! 아니 초면에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
아아,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캐릭터에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하네요. 제가 추구하는 메소드 연기란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사실주의적 연기법에 기초한 것으로, 연기자가 철저히 자기가 맡은 역할에 동화되어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연기하는 방법을 말하죠. 엘리아 카잔의 <워터프론트>에서 말론 브랜도가 보여준 연기가 바로….
말씀을 듣고 보니 PC방 장면이 기억납니다. 범인한테 미끼를 던지고 PC방에서 며칠 밤을 지새우면서 지치고 피곤한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실제로 3일 동안 주무시지 않으셨다고요. 오 언빌리버블, 이런 제발제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했더니 기어코 꺼내서 이슈가 됨과 동시에 각종 포털 사이트 초기화면을 장식하는 그런 일이 벌어졌나보군요. 말이 나온 김에 얘기하자면 저는 그냥 밤만 새운 것이 아닙니다. 진짜 메소드 연기자라면 PC방 죽돌이가 되어야 하죠. 전 아무래도 몇방 쏘고 엠탐하는 것보다는 한두방이라도 더 쏠 수 있는 다크엘프가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성이라면 소환계열인 <워록>도 추천해드리고 싶고요. 예쁜 캐릭을 원하시면 엘프 선택하셔서 소드 싱어도 좋습니다. 여엘프 선택하셔서 랩 50 넘어가서 B급이나 61 때 끼는 A급 중갑 끼시고 이도류 들어주시면 정말 예쁘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언제 또 그런 용어들까지 이런 게 진정 메소드 연기란 겁니다. 게다가 요즘엔 남아공월드컵 때문에 온라인게임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피파 온라인2>가 승승장구하던 <던전 앤 파이터>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선 거죠. 그래픽 엔진도 업그레이드했고 월드컵 이미지를 적용한 웹 미지와 스킨을 선보인 것도 주효했단 말입니다.
앗, 너무 구체적인 이름을 얘기해주시면 좀 그렇고. 아무튼 얼마나 배역 속으로 몰입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네요. 그만큼 감정적으로 힘들기도 하시겠죠. 아이가 유괴당하면서 망가져버린 목사란 감히 상상이 안되거든요. 자신이 그토록 믿던 신이 딸을 버렸다는 생각에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딸이 살아 있단 소식을 접하면서 억눌렸던 감정이 일시에 폭발하죠. (격앙된 목소리로) 제가 같은 일을 겪었어도 마찬가지로 그랬을 거예요. 모든 것이 되돌릴 수 없게 깡그리 망가져버렸다는 생각에 도저히 네버 범인을 용서할 수 없는 겁니다. (기자의 멱살을 잡으며) 임마 너지! 왜 말을 못해, 왜 그랬어 내 딸한테 왜 그랬어! 이 똥!덩!어!리! 같은 유괴범아! 으아아아아~.
켁켁, 아 전 유괴범이 아니고 인터뷰 나온 기자입니다. 이 손 좀….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영화 생각이 나서 그만. 제가 원래 좀 그렇습니다. 아시죠? 제가 추구하는 메소드 연기가 바로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사실주의적 연기법에 기초한 것으로, 연기자가 철저히 자기가 맡은 역할에 동화되어….
네, 잘 알겠습니다. 당신은 어쩔 수 없는 천생 연기자시군요. 아무튼 다음엔 맷집 좋은 기자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