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의 솔트는 안젤리나 졸리다. 그런데 <솔트>에는 양념이 또 하나 있다. 할리우드의 양념 같은 남자 리브 슈라이버다. 그는 1994년 <라이프 세이버>로 데뷔한 이래 <랜섬>(1996), <썸 오브 올 피어스>(2002), <케이트 & 레오폴드>(2002) 같은 영화들에서 빠지면 섭섭할 조연들을 끊임없이 맡아왔다. 주인공의 옆에서 자빠지고 구르는 단순한 양념은 아니다. 리브 슈라이버는 겉과 속이 묘하게 어긋난, 선과 악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다. 살인마로 누명을 뒤집어쓴 뒤 시드니를 괴롭히는 <스크림> 시리즈나 엄마에게 조종당하는 <맨츄리안 켄디데이트>(2004)를 한번 떠올려보시라. 악당인 줄 알았더니 선한 캐릭터였던 <엑스맨 탄생: 울버린>은 또 어떻고. <솔트>에서 리브 슈라이버는 안젤리나 졸리의 상사를 연기한다. 그러나 리브 슈라이버라는 배우의 이미지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그가 단순한 상사 이상의 존재라는 걸 금방 눈치챘을 거다. 그는 훌륭한 양념배우인 동시에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2005)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감독이며 나오미 왓츠의 남편이기도 하다. 우리는 곧 15년 경력의 양념이 메인 디시가 되는 날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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