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투자배급사 3곳이 임권택 감독의 신작 <달빛 길어올리기>를 공동 배급한다. <달빛 길어올리기>를 제작한 전주국제영화제쪽이 최근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에 공동 배급을 요청했고, 3사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아직 최종 계약을 맺진 않았고 세부적인 조율 과정이 남아 있으나 영화계 안팎에선 이들 3사가 <달빛 길어올리기>를 공동 배급할 것으로 예상한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는 한 영화사의 영화가 아니라 한국영화계 전체의 영화”라면서 “3사 모두 상업영화를 배급해 수익을 얻는 민간 기업들이다. 그러나 영화계를 위한 일정한 책임 또한 있다. 공동 배급 논의는 이러한 고민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넉넉한 여건이 아니라서 촬영 기간에 적지 않게 마음 고생을 한 제작진도 한시름 놓게 됐다. 공동 배급이 결정되면 P&A 비용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봉시 안정적인 수의 스크린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빛 길어올리기>의 이희원 프로듀서는 “3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 덕분에 영화의 극장 상영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반작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했다. 3사 모두 배급에 참여하지만 메인 배급은 쇼박스가 맡고 마케팅은 CJ엔터테인먼트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이고 원활한 공동 배급을 위해 공정별로 역할을 분담했다고 한다. <달빛 길어올리기> 공동 배급이 실현될 경우, 이는 예외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동시에 경쟁 기업들이 산업의 동반자로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지극히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