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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신세대 팔팔통신] 걱정하지 마!
2010-10-04
조명감독 송현석
최근에 작업한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단체사진

지난해 이맘때쯤, 길지 않은 나의 인생을 처음으로 뒤돌아보고 앞날을 걱정했더랬다. 과연 ‘이대로 안주해도 될 것인가?’, ‘영화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고민들. 영화를 시작한 뒤 10년 동안 항상 해온 고민이지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무언가를 결정해야 했기에 한동안 참 힘들었다. 그 이후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나 또한 변화되어 있었다. 팀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때에도 나의 결정에 강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단편영화 한편이 들어왔다. 그러나 혼자였던 당시 나에게는 부담이었고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일했던 동생들이 선뜻 나를 도와주었고 다시 현장으로 가게 되었다. 현장에 서니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그냥 나는 이거 하면서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또 한번의 기회가 왔다. 좋은 작품과 좋은 사람들이 다가왔고, 불안감은 희망과 기대로 바뀌었다. 그동안의 고민을 잊고 최선을 다해 촬영하려 노력했다. 힘들지만 즐겁게 촬영한 작품들은 좋은 영화로 돌아왔다.

그 덕분인지 올해 난 운이 좋다. 지난해 고배를 마셨던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래서 요즘은 대학원 새내기로 오랜만에 풋풋한 학생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내가 참여한 영화가 세 작품이나 출품되었다. 처음 가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더 설렌다. 나의 첫 장편 <파수꾼>과 재밌고 솔직한 인권영화 <바나나 쉐이크>와 귀엽고 감동적인 <팀워크>까지. 이 작품들의 촬영을 하나하나 마치면서 나 또한 고민에 대한 답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

올해는 설레는 일이 많다. 앞으로도 설렘이 가득한 인생이 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촬영장으로 고고싱!!!

글·사진 송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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