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7천명 카메라 테스트 끝에 주연배우 찾았다
2010-10-08
글 : 이화정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 연출한 장이모

장이모 감독의 가장 최근 직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총감독이었다. 스케일 면에서만 보자면 그의 최근작 <연인> <영웅>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이었다. 그가 규모를 떨치고 중기작을 떠올리는 <산사나무 아래>로 부산을 찾았다. 문화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젊은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로, 그는 지금 현대 중국인이 잃어버린 순수함을 묻는다.

-원작이 있는 영화다. 연출의 계기는?
=2007년에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에서 소설 <산사나무의 사랑>을 봤다. 책 내용은 단순하지만,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내용이었다. 영화로 만들어도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원작의 스토리와 거의 같다.

-원작의 어떤 부분이 마음을 움직이던가?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환경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과정이 마음을 움직였다. 영화 속 젊은 남녀의 계산 없는 사랑은 현대 중국사회에서 볼 수 있는 일반 연애담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지금은 뭐든지 상업화되어 있고, 상품 가치로 매겨져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인물들의 사랑이 문화혁명기라는 배경이 주는 억압과 동떨어져 너무 순수하게 그려지지 않았나하는 측면도 있다.
=앞서 중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그 부분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도대체 이렇게 어려운 시대에 그런 사랑이 가당키나 하냐는 것이다. 난 내 영화가 친정부적이라거나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문화대혁명이란 것 자체가 중국인에게 고난의 시대라는 건 맞다. 그러나 어려운 시대라고 어려움만으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그 속에서 보여지는 사랑이 더 값어치가 있을 수 있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말하면서, 십년 실책을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 않나.

-<연인> <영웅> <황후화> 등 최근에는 대규모 작품 연출에 집중해왔다. 이번 작품은 <집으로 가는 길> 시절의 소박함을 연상시킨다.
=대작이냐 아니냐를 염두에 두진 않는다. 중요한 건 시나리오다. 내용 자체로 감독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떤 규모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확실히 <영웅>이나 <연인>과는 다른 재미를 느꼈다. 두 배우를 중심으로 영화가 이루어지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고, 기교를 배제할수록 효과가 커졌다. 그 과정을 거치다보니 어느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더라.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것이 어려움이자 즐거움이었다.

-신인배우와 작업에 열려있고 적극적이다. 경험이 있는 배우들이 표현에 더 효과적인 측면도 있을 텐데,
=두 배우를 찾는데 4개월 걸렸다. 전국 16개 도시를 돌며 카메라 테스트만 7천명을 했다. 면접까지 합치면 더 많다. 고생스러웠지만 신인이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 영화는 연기자의 눈을 통해 영화가 전하는 순수함이 베어 나와야 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선 더 잘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그들은 너무 많이 안다. 두 배우가 첫 작품인데도 감정의 디테일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해 줬다.

-차기작 계획을 듣고 싶다.
=남경대학살을 소재로 하는 <금령십삼차>를 준비 중이다. 13명의 기녀들이 학생을 구한 이야기다. 국경을 초월한 인도주의적인 내용이 될 것이다. 전쟁장면으로 규모는 이번 작품보다 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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