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때문에 10월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린 이날 국감에서 조 위원장은 ‘2010년 제291회 임시국회 영화진흥위원회 인사말씀’이라는 제목의 3개월 전 문서를 위원들에게 배포해 물의를 빚었다. 인사말뿐만 아니라 업무보고 자료 역시 올해 6월 임시국회 때 제출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표지는 실수라고 해도 내용까지 임시국회 때와 똑같다”면서 “이것이 국감에 임하는 조 위원장의 태도냐”고 질책했다. 조 위원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도 “당혹스러운 상식 이하의 일”이라고 몰아붙였고, 결국 조 위원장은 업무보고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정병국 위원장에게 퇴장 명령을 받았다. 영진위 국정감사는 조 위원장과 영진위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결국 10월19일로 연기됐다.
이번 사태는 조 위원장과 영진위가 국감을 요식행위로 여겨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 위원장이 영진위의 수장으로서 업무를 제대로 관장하지 못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해프닝이기도 하다. 한 제작자는 “조 위원장이 영화계 안팎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자리 보전에 급급해하는데 영진위의 업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앞서 독립영화제작지원 사업 심사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영진위 위원들로부터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옐로카드’를 받아든 바 있다.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많은 의원들이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임절차’를 밟고 있는” 기관장을 굳이 감사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을 감안하면, 10월19일 영진위 국정감사에서 조 위원장은 한숨을 몰아 쉴 여유조차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