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Railways
니시코리 요시나리/일본/2010년/130분/아시아영화의 창
남부럽지 않은 전기회사의 간부로 재직 중인 하지메의 올해 나이는 49살. 어렸을 적 막연하게 꿈꾸던 미래는 잊고 산 지 오래다. 졸업을 앞두고 취직할 생각이 없는 딸은 회사에만 집착하는 아버지를 못마땅해하며, 엄마 역시 새로 오픈한 허브샵에 온 정신을 쏟는 중이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도 회사 걱정만 하던 하지메는, 딸과 함께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갑작스런 친구의 부음소식과 병원에서 들려준 어머니의 심각한 병세였던 것. 하지메는 그제서야 지난 세월을 후회하며, 어린 시절 막연하게 꿈꾸던 철도기관사로서의 제2의 삶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도시의 삶을 정리한다.
<철로>는 도시의 위태로운 삶 속에서 외줄타기 하던 중년의 남자가 어릴 적 꿈을 찾아 제 2의 인생에 도전한다는 전형적인 성장영화다. 인물 간의 갈등양상이 너무 밋밋해서 다소 민망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로>는 드라마를 풍성하게 해주는 소소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시마네현을 배경으로 한 시골 풍경과 철도 마니아라면 반색할 만한 오래된 기관차들, 그리고 배우들의 잔잔한 연기가 그것. 철도 기관사의 일상을 경쾌하게 묘사하는 연출과 더불어 영화 전반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음악도 드라마의 감동을 배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