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기타노 다케시, 야쿠자 폭력 영화로의 귀환 <아웃레이지>
2010-10-10
글 : 김도훈

<아웃레이지> Outrage
기타노 다케시/일본/2010/109분/아시아영화의 창

기타노 다케시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일단 한숨이 나온다. 1990년대 아시아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명이던 그는 21세기 들어 실망스러운 범작들만 내놓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왔다. 기타노 스스로도 타결책이 필요할 거라 여겼을 테고, 결국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 ‘야쿠자 폭력영화’로 귀환했다. 말이 귀환이지 이건 일종의 분출이라고 해야겠다. <아웃레이지>는 미쳐 날뛰는(Outrageous) 폭력영화다. “인간의 감정 따위는 묻지 않는 폭력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기타노의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아웃레이지>에는 온갖 창의적인 고어와 폭력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영화는 일본의 관동지역을 관리하는 거대 야쿠자 조직 산노우회가 하극상으로 서로를 처단하는 와중에 중견 야쿠자 오오토모(비트 다케시)가 처한 아이러니를 그린다. 그러나 오오토모는 주인공이 아니라 거대한 죽음의 바퀴 속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나사일 따름이다. 기타노는 “죽이는 방법을 먼저 생각한 뒤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확실히 <아웃레이지>는 폭력적인 시퀀스를 거의 인위적인 손길로 이어붙이는 것처럼 달려간다. 올해 칸영화제 공개 당시 극렬한 찬반으로 나뉘었던 영화다. 부산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본 오랜 다케시 팬들도 같은 곤경에 처하게 될 거다. 대담하거나, 미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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