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프레임 밖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 것인가 <줌 헌팅>
2010-10-11
글 : 김성훈

<줌 헌팅> Zoom Hunting
조리/대만/2009년/87분/아시아영화의 창

대만에서 온 신예들의 약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동남아시아영화의 경향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대만의 신인들은 선배 영화감독들의 작품을 자기 식대로 흡수하고 소화했다. 조리 감독 역시 그중 하나다. 그가 연출한 <줌 헌팅>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66년작인 <욕망>(Blow Up)을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 모두 한장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차이라면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눈에 보이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라는, 리얼리즘의 의미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면 조리는 ‘프레임 밖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릴러 장르로 접근한다.

이야기는 다소 복잡하다. 사진작가 루이는 맞은편 건물에서 벌어지는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는다. 며칠 뒤 같은 장소에서 두 남녀가 싸우고, 루이는 이 광경을 또 찍는다. 그러면서 루이는 추리소설가인 동생 루싱이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다소 복잡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길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극을 전개한다. 동시에 스스로 던진 위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잊지 않는다. “프레임 안의 세계가 전부 진실인 것은 아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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