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사랑에 관한 네 가지 에피소드를 엮은 영화 <사랑의 화법>
2010-10-12
글 : 이현경 (영화평론가)

<사랑의 화법> Lover's Discourse
지미 완, 데렉 창/ 홍콩, 중국/ 2010년/ 118분/ 뉴 커런츠

사랑에 관한 네 가지 에피소드를 엮은 <사랑의 화법>은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젊은 감성의 영화다. 사랑은 신경전달물질에 의한 뇌 작용이라며, 연인들마다 그 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사랑을 알려면 각 케이스를 살펴야 한다는 감독의 말로 영화는 시작된다. 즉, 연인들마다 화법이 다르고 이 영화는 네 가지 화법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겠다는 말일 터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 몇 년 만에 만난 남녀가 하룻저녁을 같이 보내며 과거 서로 좋아했고 그동안 그리웠다는 조심스러운 고백을 한다. 두 사람은 안타깝고 애틋한 분위기에 젖지만 현실을 뒤바꿀 만한 힘은 없다. 현재의 연인에게 온 문자 메시지는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둘은 아쉬운 작별을 나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단골손님을 짝사랑하는 빨래방 아가씨의 이야기다. 그녀는 짝사랑하는 남자가 맡긴 세탁물을 꼼꼼히 뒤져 동전이 나오면 유리병에 모으고 쓰레기에 불과한 종이쪽지 하나도 다림질해 고이 모셔둔다. 그녀는 상상 속에서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나머지 두 에피소드는 카메라와 인터넷 메신저에 의해 매개되는 이야기로 친구의 엄마를 사랑하는 소년과 바람피우는 애인을 뒤쫓는 여성이 등장한다. 옛사랑, 짝사랑, 실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불륜, 의심 등은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의 무수한 행태 중에서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다. 네 편의 에피소드는 소재도 다르지만 분위기도 달라서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다. 특히 톡톡 튀는 화면이 흥미로운 두 번째와 가장 어두운 느낌이 나는 세 번째 에피소드는 간극이 크다. 가장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을 다루고 있는 <사랑의 화법>은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두루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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