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짝사랑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품 <하트비트>
2010-10-12
글 : 이화정

<하트비트> Heartbeats
자비에 돌란/캐나다/2010년/102분/월드 시네마

누구든 곧장 노예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폭탄, <하트비트>는 이유도 논리적 설명도 불가능한 짝사랑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품이다. 프란시스와 마리는 파티에서 다비드상과 똑 닮은 니콜라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맘에 드는 이성을 만나 둘의 우정은 위태로워진다. 프란시스와 마리는 니콜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척하면서, 실은 니콜라에게 잘 보이기 위한 각자의 방법을 동원한다. 약속을 앞두고 한껏 치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니콜라가 맘에 들어하는 일이라면 빠지지 않고 하려 든다.

영화는 프란시스와 마리의 신경전을 통해 짝사랑에 눈먼 이들의 심리를 포착한다. 중요한 건 니콜라가 과연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다. 바로 그를 흠모하는 프란시스와 마리, 혹은 이 세상 모든 짝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와 마리 외에도 구체적인 자신의 경험담을 토로하는 남녀의 인터뷰 영상을 삽입해 활기를 더한다. 첫 장편 <나는 엄마를 죽였다>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21살 자비에 돌란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사뭇 비장한 전작과 다른 <하트비트>의 연출에 대해 “전작에 대한 기대와 부담을 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하는 것”이라는 당돌한 답변을 내놓았다. 빈티지와 모던, 로코코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스타일과 음악적 취향이 총망라된 작품. 돌란 감독은 연기자로 활동해온 경력까지 살려, 니콜라를 좋아하는 게이 프란시스까지 직접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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