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글로벌 프로젝트로 도원결의한 세 남자
2010-10-12
글 : 강병진
사진 : 박승근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을 만든 우얼샨, 덕 라이먼, 안도 마사노부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다. 액션, 코미디, 스릴러, 우화가 엮이는 이 영화는 신비로운 검을 손에 쥔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다양한 장르만큼이나, 영화의 국적도 한곳이 아니다. 중국의 우얼샨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일본의 안도 마사노부가 세 남자 중 한 명인 요리사를 연기하며 <본 아이덴티티>를 연출한 덕 라이먼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의 오픈시네마 상영에 맞춰 이 세 사람이 부산을 찾았다. 각각 국적이 다른 만큼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통역도 세 명이 필요했다.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은 원작소설이 있다고 하더라.
=우얼샨/ 중국의 어느 문학잡지에 실린 소설이었는데, 이야기의 구조가 재밌었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보면 70% 정도가 다르다. 원작도 세 남자의 에피소드가 연결되는데, 영화에서는 그중 안도 마사노부가 연기한 요리사의 이야기가 가장 비슷하다.

-우얼샨 감독의 전작인 <소프 오페라>는 이전에 부산에서 상영됐다. <소프 오페라>도 여러 에피소드가 연결된 영화였다.
=우얼샨/ <소프 오페라>는 4가지 에피소드가 엮인 작품이다. 이번에는 하나가 줄었다. (웃음)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내가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하나씩 줄었으니 어쩌면 다음 작품에는 2개의 이야기가 연결될지도 모르겠다.

-덕 라이먼 감독은 이 프로젝트에 어떤 흥미를 느꼈나.
=덕 라이먼/ 그동안 20세기 폭스와 함께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곳에 있던 한 친구가 나에게 이 영화를 소개해주더라. 이야기나 스타일이 내가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변화시킬 정도로 새로웠다.

-우얼샨 감독은 중국에서 유명한 CF감독이다. 덕 라이먼 감독도 리바이스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CF를 연출했다.
=덕 라이먼/ 그런 점 때문인지 우얼샨 감독의 장점이 잘 보인 것 같다. 아무래도 CF출신 감독들은 엔터테인먼트 적으로 상당히 훈련된 사람들이다. 우얼샨 감독 또한 다른 감독에 비해 더 진보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고 본다.

-안도 마사노부는 최근 해외프로젝트가 잦아졌다.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안도 마사노부/ 처음으로 해외에서 찍었던 작품은 첸 카이거 감독의 <매란방>이었다. 평소에는 갖지 못했던,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이었다.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의 경우는 캐릭터의 진지함과 상황의 코미디가 절묘하게 섞여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극중에서 잘 생겼지만, 외로운 남자를 연기했다. 힘든 점이 있었다면?
=안도 마사노부/ 요리를 배우는 게 힘들었다. 실제로 요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중국요리 특유의 손동작들을 배워야 했다. 시간이 2주 밖에 없어서, 매일 아침 식당을 찾아 동작을 익혀야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우월샨/ 여러 장르의 영화를 준비중이다. 액션과 판타지 외에 역사물도 있다. 이 세 가지 장르가 나에게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안도 마사노부/ 해외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지아장커, 차이밍량, 그리고 한국의 김기덕,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물론 그들의 영화라면 수월한 배역이 없을 것이다.(웃음) =덕 라이먼/ 머지않아 촬영에 들어갈 연출작은 일종의 전쟁영화다. 전 세계의 군인들이 모여 외계인과 싸우는 이야기다. 일본소설이 원작이다. <본> 시리즈의 4편 제작에도 참여한다. 언제 개봉할지는 나도 모른다. 아직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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