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마이클 더글러스의 후두암 소식이 들려왔다. 전세계 팬들이 그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을 때, 그는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의 게코가 되어 팬들 앞에 나타났다.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는 더글러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월 스트리트>(1987)의 속편이다. “탐욕은 좋은 것”이라 외치는 게코는 22년이 지난 지금 개과천선했을까? 더글러스의 얼굴만 놓고 보면 더욱더 독한 냉혈한으로 변한 것 같다. 사실 더글러스의 얼굴에서 고정된 이미지 하나를 건져올리긴 쉽지 않다. 사람들은 그의 얼굴에서 대통령(<대통령의 연인>)을, 악인(<월 스트리트> <퍼펙트 머더>)을, 섹시한 남자(<위험한 정사> <원초적 본능>)를 본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를 제작하며 영화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더글러스는 자신의 말처럼 “오랫동안 상당히 좋은 타율을 유지”해온 배우다. 2000년대 이후에도 안타는 종종 쳤다. 그러나 시원한 홈런 한방은 없었다. 빨리 후두암을 이겨내고 스크린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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