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동시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홍대 음악에 관한 세가지 단편 <어쿠스틱>
2010-10-27
글 : 김성훈

홍대 음악이 동시대의 청춘을 대변하고 있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최근 홍대를 배경으로 하는 몇몇 음악영화들이 개봉하거나(<반드시 크게 들을 것> <에일리언 밴드>) 제작 중(<플레이>)인 것도 그 어떤 소재보다 젊음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세편의 단편이 모인 <어쿠스틱> 역시 홍대를 배경으로 하는 음악영화다. 여기저기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기획사가 원하는 색깔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거나(<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 밴드를 포기하려고 하지만 우연히 가수 출신의 빵가게 아저씨를 만나 다시 음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거나(<빵가게 습격 사건>), 음악이 사라진 근미래에 누군가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음악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잠금해제>).

각기 다른 세 가지 사연을 그리는 <어쿠스틱>은 세편의 완성도 또한 제각각이다.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은 홍대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세경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세경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동료 밴드에 반주를 부탁하자 “너의 음악은 너무 말랑말랑해”라는 냉정한 대답을 듣는가 하면, 기획사 사장으로부터 “음악은 좀 그런데… 비주얼은 좀 괜찮다”라는 얄궂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빵가게 습격 사건>은 개연성이 없는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로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 가난한 록밴드 보컬 성원(이종현)과 드러머 해원(강민혁)이 일부러 기타를 잃어버리는 장면은 가수 출신의 빵가게 아저씨를 만나기 위한 뻔한 장치로밖에 안 보인다. <잠금해제>는 ‘추억의 노래’를 찾기 위한 두 남녀의 사랑이 담백하게 묘사되어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전체적으로 각 에피소드가 좀더 유기적으로 연결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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