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옛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에 바치는 오마주 <비스트 스토커2 - <증인> 두 번째 이야기>
2010-11-10
글 : 주성철

등려군의 <월량대표아적심>이 흘러나오는 홍콩 누아르가 얼마 만인가. <비스트 스토커2 - <증인> 두 번째 이야기>(이하 <비스트 스토커2>)는 새해를 맞이하는 풍경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그것은 같은 연말 시기를 배경으로 역시 등려군의 <월량대표아적심>이 들려왔던 임영동의 <타이거맨>(1989)과 같은 설정이다. <타이거맨>에 출연했던 배우 유강이 우정출연한다는 점에서도 <비스트 스토커2>는 옛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에 바치는 오마주처럼 읽힌다. 하지만 홍콩은 20여년 전보다 더 어두워졌다. 경찰과 삼합회는 거의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있다.

범죄정보수사관 아돈(장가휘)은 보석상 도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제 막 출소한 고스트(사정봉)를 찾는다.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고스트는 어쩔 수 없이 아돈의 제안을 수락하고, 도둑 일당의 보스의 애인인 아디(계륜미)와 함께 보석상을 정탐하고 무기를 구매하는 일을 맡으며 점점 더 위험에 빠진다.

<비스트 스토커2>는 최근 홍콩 누아르영화의 컨벤션을 활용하는 데도 능하다. <무간도> 시리즈 이후 홍콩 누아르의 기본 공식처럼 자리잡은 언더커버(비밀첩보 행동원) 스토리를 골격으로 <천공의 눈>(2007) 등을 떠올리게 하는 기민한 추적조의 모습 등 물량과 구조 모두에 신경을 썼다. 게다가 구례도의 <흑백도>(2006)에서 언더커버로 활동하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을 연기했던 장가휘가 이번에는 행동원에게 지시를 내리고 조종하는 반대 역할을 맡고 있어 더 흥미롭다. 말하자면 <비스트 스토커2>는 최근 홍콩영화계 컨벤션의 일목요연한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물론 그 이상의 크리에이티브가 발휘되는 순간이 없어 아쉽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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