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뱀파이어물 고유의 공포와 스릴을 최대치로 뽑아낸 할리우드 버전 <렛미인>
2010-11-17
글 : 이주현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스웨덴 버전 <렛미인>과 맷 리브스 감독의 할리우드 버전 <렛미인>의 비교는 불가피해 보인다. 2004년 출간된 욘 A. 린드크비스트의 소설 <Lat Den Ratte Komma In>을 원작으로 하는 두 영화는 많은 부분 닮아 있다. 할리우드 <렛미인>이 초반에 이야기 구조를 살짝 뒤튼 것 빼고는 내용 전개과정도 거의 똑같다. 대신 리브스의 <렛미인>은 거추장스러운 이야기의 곁가지를 쳐내고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한다. 1983년 미국의 한 마을. 하굣길이면 어김없이 친구들에게 린치를 당하는 12살 소년 오웬(코디 스밋 맥피). 소년은 어느 날 옆집으로 이사온 또래 소녀 애비(크로 모레츠)를 만난다. 맨발로 눈밭을 걸어다니는 특별한 구석이 있는 이 소녀에게 오웬은 호감을 느낀다. 그런데 애비와 소녀의 아버지로 보이는 늙은 남자가 이사 온 뒤 마을에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애비가 살기 위해 사람의 피가 필요한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나 오웬은 애비에게 마음을 주고 만다. 할리우드 버전은 스웨덴 버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비극적 결말을 예고한다.

스웨덴 <렛미인>과 할리우드 <렛미인>의 정서는 사뭇 다르다. 북유럽의 차갑고 투명한 겨울 풍광이 인상적인 스웨덴 <렛미인>은 전체적으로 아릿하고 처연하다. 반면 할리우드 <렛미인>은 뱀파이어물 고유의 공포와 스릴을 최대치로 뽑아낸다. 다음 장면을 알고 보는데도 손바닥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무엇보다 두명의 천재 아역배우가 스크린에서 두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코디 스밋 맥피(<더 로드>)와 크로 모레츠(<킥애스: 영웅의 탄생> <500일의 섬머>)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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