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에리카, 해킹하기 전에 친구추가 해줘
2010-11-24
글 : 주성철
<소셜 네트워크> 마크 저커버그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페이스북으로 인터뷰 요청 쪽지를 드렸던 기자입니다.
=네, 어제 저녁으로 드신 치킨은 괜찮으신가요? 요즘에 그 치킨 먹어보고 싶었는데 올려놓으신 사진을 보니 맛나 보여서 저도 오늘 주문해보려고요.

-아, 어떻게 그것까지.
=인터뷰 요청을 하셨기에 친구추가를 해서 어떤 사람인지 한번 쭉 살펴봤죠. 그런데 프로필 사진과의 갭이 상당히 언빌리버블하게 크시네요. 저는 프로필 사진과 싱크로율이 전혀 없는 뽀샵 사진이나 뭐 그딴 걸 올려놓은 사람들 보면 무척 화가 나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실 전 양반인 편이에요. 제 주변의 아는 사람 중에 구라 사진 올려놓은 애들 보면 패고 싶다니까요.
=그래서 맨 처음에 실물과 사진과의 얼굴 인식률이 80% 이상 되지 않으면 회원가입을 못하게 하는 장치를 걸어놓으려고 했어요. 근데 왈도가 그렇게 하면 아무도 회원가입 안 한다고 해서 관뒀어요. 뭐 걔 돈으로 시작한 비즈니스고, 세상엔 못생긴 사람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역시 시원시원하게 얘기하시는군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가 되는 게 마음 편한 일만은 아니었네요.
=사실 저는 나를 찼던 여자친구 에리카한테 잘 보이려고 우연찮게 페이스북을 만든 거거든요. 걔보다 훨씬 더 스펙 좋고 우월한 여자애들이 저를 스토킹해도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친구추가를 안 해주네요.

-5억명의 온라인 친구가 있어도 간절히 원하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나온 트위터를 보면서 후회도 했어요. 트위터보다 140자 이상 더 쓸 수 있고 친구 늘리기도 수월하고 접속한 친구랑 채팅이 가능하면 뭐해요. 에리카가 영영 저를 친구로 받아주지 않는 한 아무 소용이 없어요. 뭐 ‘맞팔’은 원하지도 않으니 트위터처럼 개방형으로 만들어서 별도의 확인이나 승인이 없어도 내가 직접 팔로잉(친구추가)할 수 있게 해야 했어요. 괜찮아요. 계속 친구로 안 받아주면 그냥 해킹해서 친구목록에 아예 저를 추가시켜 안 지워지게 하려고요. 다른 건 필요없고 요즘 사진만 보면 돼요. 어떤 놈이랑 어깨동무를 했는지 결혼은 했는지 안 했는지, 그렇게 생각하니 힘이 나네요. 제가 아직 페이스북 초보자인 거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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