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물량과 제작비를 과시하는 때깔나는 '준포르노' <금병매>
2010-11-24
글 : 주성철

<금병매>는 1995년 개봉해 깜짝 흥행을 거뒀던 <옥보단>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금병매>는 <옥보단> <소녀경>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성애 소설로 꼽힌다. <옥보단> 때와 다른 점이라면 일본의 AV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비약적으로 수위를 높였다는 점이다. 체모가 그대로 드러나는 등 준포르노급이다.

서문경(임위건)은 아버지(서소강)로부터 최고의 성교 기술을 전수받아, 자신의 남근으로 붓글씨를 쓸 수 있을 정도의 강철 같은 성기를 얻게 된다. 세상 모든 여자를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난 그는 비구니들만 생활하는 암자에서 만난 한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우연히 참석한 연회에서 금련(세리나 하야카와)을 만나 첫눈에 반하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 그녀의 남편을 독살하면서까지 금련을 첩으로 들이고야 만다.

아마도 남편을 죽이면서까지 남의 아내를 빼앗으며 봉건사회의 죄악상을 드러내던 원작의 절망감을 찾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똥습녀’가 검색순위 상위를 기록한 것에서 보듯 타 문화권의 AV업계에서 모셔온 거유의 여배우들을 전시하기 바쁘다. 게다가 남근으로 팔굽혀펴기, 아니 남근굽혀펴기를 하고 풍차돌리기는 물론 와이어 섹스까지 하는 등 좀더 물량과 제작비를 과시하는 때깔나는 ‘야동’ 정도랄까. 한편, 과거 <옥보단>에 당대의 악역배우 서금강이 폭력적인 남편으로 출연한 것이 좀 서글펐다면 과거 <생사결>(1982) 등 액션배우로 제법 이름을 날렸던 서소강이 이른바 ‘3급전영’(미국으로 치자면 R등급의 성인영화)에 출연한 모습도 비슷한 느낌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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