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계의 호날두.’ <쩨쩨한 로맨스>를 보고 나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단어다. 극중 다림(최강희)의 쌍둥이 동생인 ‘한종수’의 별명이다. 한종수는 키 크고, 얼굴 잘생겼고, 반듯한 직장에 다니는, 한마디로 완벽한 남자다. 게다가 밤샘은 물론이요, 다음날 아침까지 가능한 정력마저 갖춘 덕분에(?) 그는 평범한 누나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안다. 시시때때로 최강희와 티격태격거리는 이 남자, 신인배우 송유하가 첫 상업영화에서 맡은 캐릭터다.
송유하에게 한종수는 구세주나 마찬가지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임한 오디션에서 가까스로 붙어 얻어낸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정훈 감독은 “오디션에서 울컥한 송유하”를 보고 “한종수 역을 맡기면 성실하게 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캐스팅했다. “울컥했는지는 잘 모르겠고(웃음), 아무래도 사는 게 힘들고 하니까… 소속사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다니는 내 모습에서 뭔가를 캐치하신 것 같다.” 한종수가 그리 큰 비중은 아니지만 송유하는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 큰 공을 들였다. “(최)강희 누나와 부딪히는 신이 많다. 주인공인 강희 누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초반부에 누나한테 세게 화를 내는 것도 누나의 엉뚱함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처음에는 최강희, 이선균 등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위축됐다가 송유하는 점점 현장의 분위기에 적응해갔다. “이선균 선배님께서 많이 챙겨주셨다. 지방 촬영이 있으면 차가 없는 나를 태워다주시기도 하고, 따로 불러내 함께 술도 먹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이제 겨우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어렵겠지만 연기를 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정말 그 캐릭터가 되고 싶다.” 언젠가 영화계의 호날두를 꿈꾸는 배우 송유하의 큰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