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외로운 너드를 달래주는 묘약은?
2010-12-08
글 : 김도훈
<소셜 네트워크> 숀 파커

-안녕하세요 한달 만에 돌아온 김도훈입니다. 이렇게 오랜만의 가상 인터뷰에 파커씨를 모신 이유는….
=아이고, 말씀 안 하셔도 다 압니다. 사실상 페이스북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만한 저를 당연히 모시고 싶었겠지요. 마크 저커버그도 훌륭한 인물이긴 합니다만, 냅스터로 P2P의 시대를 열어젖힌 경력도 있는 저야말로 더욱 위대한 시대의 아이콘이….

-잠깐만요! 잠깐만! 그게 아니고요. 한달 동안 휴가였던 관계로 본 영화라고는 도쿄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소셜 네트워크>밖에 없는데 지지난주에 주성철 기자가 마크 저커버그를 하는 바람에. 뭐 여튼, 개인적으로 좀 궁금하기도 했던 건 사실입니다.
=흐음. 실망스러운데요. 냅스터의 창시자인 저를….

-잠깐만! 잠깐! 그것부터 일단 좀 짚고 넘어갈게요. 냅스터의 창시자라고 스스로 주장하고는 있지만 실재 창시자는 숀 패닝이잖아요. 파커씨는 패닝의 비즈니스 파트너였고 말입니다.
=공동 창업자였어요. 흠. 여하튼 제가 더 잘생겼잖아요.

-거기서 거기던데요? 오히려 패닝씨가 후덕하고 인심 좋게 생겼더만. <이탈리안 잡>에 카메오로도 나오고, 로만 코폴라가 만든 폴크스바겐 광고 주인공도 하고.
=그래도 전 저스틴 팀버레이크 얼굴을 하고 있잖아요.

-그거야 영화니까요. 진짜 닮은 인물을 캐스팅하려고 했다면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의 존 헤더가 딱이었을 텐데요.
=아닌데요. 저 실물도 팀버레이크랑 좀 비슷한데….

-그러시든가요. 여튼 옛날이야기 좀 해보자면, 1990년대 냅스터는 정말 대단했죠. 제가 그 당시 냅스터로 다운받은 노래만으로도 평생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참. 젊은 독자 여러분 오해 마시길. 당시 냅스터를 이용한 파일공유에 대해서는 법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이었거든요. 모두가 아무런 죄책감없이 마구마구 다운로드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위대한 프로그램이었죠. 빌어먹을 음반회사들만 아니었다면 지금도 저는 억만장자가….

-그래도 냅스터가 불법 파일공유의 세계를 동시에 열어젖힌 게 사실인 건 맞죠. 기술의 발전을 지지할 것이냐, 콘텐츠를 위해 재갈을 채울 것이냐. 결과적으로는 후자가 더 올바른 시대가 됐죠. 굿 다운로더. 이거 중요합니다, 독자님들. 그나저나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되어 페이스북을 떠난 건 사실이라면서요?
=네, 맞습니다. 그리고 한점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얼마 전엔 ‘마리화나 규제, 관리 및 세금에 관한 법률’ 제정 캠페인에 10만달러를 기부했지요. 마리화나.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거 합법화해야 합니다.

-얼마 전엔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공동 설립한 더스틴 모스코비츠도 마리화나 합법 캠패인에 7만달러를 기부했다던데.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과 마리화나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
=컴퓨터 너드들은 원래 좀 외로우니까요.

-수억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두고도요?
=괜찮아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요. 은행잔고가 달래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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