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전설적인 뮤지션을 위한 귀여운 오마주 <존 레논 비긴즈: 노웨어 보이 >
2010-12-08
글 : 김도훈

존 레넌의 유년기는 어디에도 없다(Nowhere). 초기 비틀스 멤버들이 함부르크로 진출한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백비트>(1993) 정도로 한창 물이 오르던 젊은 레넌의 초상을 잠시 훔쳐볼 수 있을 따름이다. 다소 장중하게 ‘존 레논 비긴즈’라는 한국 제목을 붙인 <존 레논 비긴즈: 노웨어 보이>는 리버풀 소년 존 레넌이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영화로, 존 레넌의 이복동생 줄리아 바드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어린 존 레넌(아론 존슨)은 이모부 조지(데이비드 스렐폴), 이모 미미(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와 함께 리버풀의 노동자 계급 동네에서 살아가는 학생이다. 어느 날 그는 오래전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엄마 줄리아(앤 마리 더프)를 만난다. 보수적이고 엄격한 이모 미미와 달리 줄리아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로큰롤에 빠져 있는, 자유분방하고 약간 철이 없는 여자다. 엄마의 영향으로 록음악에 빠져든 레넌은 동네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고, 폴 매카트니(토머스 생스터)를 만난다. 그러나 미미와 줄리아 자매는 레넌의 양육을 놓고 갈등에 빠져든다.

<존 레논 비긴즈: 노웨어 보이>는 전설적인 뮤지션을 위한 귀여운 오마주이며 꽤 건실하게 만들어진 성장영화다. 다만 실재 존 레넌에 비해 지나치게 진하고 건들거리는 외모의 아론 존슨(<킥애스: 영웅의 탄생>)은 어째 영화와 조금 겉돈다. 대신 레넌의 두 여인을 연기한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와 앤 마리 더프가 근사한 음과 양의 무게추를 영화에 달아준다. <존 레논 비긴즈: 노웨어 보이>는 존 레넌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전설적인 음악가를 창조한 두 여자에게 바치는 근사한 버디 무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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