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슈만과 그의 제자 브람스가 사랑한 여인 <클라라>
2010-12-15
글 : 이주현

클라라 슈만.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슈만과 세기의 사랑을 한 여인인 동시에 슈만이 후계자로 언급한 브람스가 평생 사랑한 여인이다. 슈만과 브람스의 명성에 묻혔지만 사실 클라라도 천재 소리를 듣고 자란 독일의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다. 슈만 탄생 200주년을 맞아 브람스의 후손인 헬마 샌더스-브람스 감독이 세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영화로 만들었다.

<클라라>는 슈만(파스칼 그레고리)이 뒤셀도르프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초청되는 시기부터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아직 애송이 작곡가에 불과한 브람스(말릭 지디)는 슈만에게 자신이 작곡한 곡을 보내고, 슈만은 브람스의 재능을 알아본다. 슈만, 클라라 부부 집에서 생활하게 된 브람스는 클라라(마르티나 게덱)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고 슈만은 두통, 환청 등 정신질환이 더욱 깊어져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 설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다. 클라라는 그런 슈만을 대신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립적인 음악가로서 힘겨운 삶을 이어나간다.

영화는 세간에 알려진 세 음악가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른다. 음악가로서 자의식이 강했던 클라라와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지나치게 예민해져가는 브람스의 모습도 그대로 재현된다. 의외의 캐릭터는 브람스다. 실제 브람스는 내성적이고 과묵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이었다는데 영화 속 브람스는 방정맞은 철부지처럼 묘사된다. 위대한 음악가들을 주인공으로 한 음악영화지만 웅장하고 화려한 연주장면은 없다. 영화 내내 멈추지 않고 흐르는 낭만주의 시대 음악들, 슈만의 <라인 교향곡>, 클라라의 <로망스>,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등이 화면의 빈틈을 조용히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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