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이 죄다 부서진 자동차에서 한 사나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1960년대 후반 록 음악계의 주술사로 등극한 도어스의 보컬 짐 모리슨이다. 아니, 아닌가? 문득 그를 닮은 누군가일 수도 있다고 얼른 생각을 바꾼다. 이런 장면은 사실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이 사나이의 폼을 보아하니 지금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어디쯤에 눈속임이 있는 걸까. 하지만 다시 보면 정말 짐 모리슨이다. <왠 유어 스트레인지>의 이 첫 장면의 쓰임새는 그러니까 어딘가 자신만만하다. 1969년 짐 모리슨이 UCLA 영화과 친구들의 작품에 출연한, 그러나 지금까지는공개된 적이 없던 그의 모습으로 영화를 열며 <왠 유어 스트레인지>의 감독 톰 디칠로는 당신들이 보지 못했던 짐 모리슨의 진짜 모습을 알려주겠노라고 말하고 있다.
애초 영화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은 감독 본인이 직접 했으나 시사 직후 그의 목석같은 목소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배우 조니 뎁으로 교체, 전화위복을 맞았다. 그리고 영화는 주요한 공연장면부터 스치며 찍힌 스냇숏에 이르기까지 실제 자료 화면만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음악뿐 아니라 시에서도 비범한 능력을 보였던 짐 모리슨의 시인으로서의 활동과 그와 연계된 당대 문화에 대한 설명도 한축이다. 음악전문지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올리버 스톤이 1991년 전기영화로 짐 모리슨과 도어스에게 했던 짓에 불만이었나? 여기 당신을 위한 다큐가 있다. 새로운 팬이라도 오래된 팬이라도 최면의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왠 유어 스트레인지>는 위대한 음악가이자 호소력있는 시인이자 불세출의 기인이었던 한 사람에 관한 시정 넘치는 평전이자 음악다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