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심형래의 영구 뉴욕에 가다. <라스트 갓파더> 첫 공개.
2010-12-28
글 : 주성철

일시 12월27일(수) 오후 2시
장소 왕십리 CGV

이 영화
마피아 대부인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는 숨겨둔 아들 영구(심형래)를 조직의 후계자로 지목하여 마피아 수업을 받게 한다. 영구 때문에 당연히 믿고 있었던 후계자의 꿈을 접게 된 조직의 2인자 토니(마이크 리스폴리)는 설상가상, 마피아로서 영 가망 없어 보이는 영구의 교육을 맡게 되면서 좌절을 맛본다. 한편, 영구는 우연히 위험에 처해있던 라이벌 조직 본판테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해주며 친구가 된다. 게다가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고 상납금을 걷으러 나서 상가주인들을 괴롭히지만, 그런 영구의 횡포가 오히려 빅 히트 상품을 탄생시켜 도시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이런 영구를 못마땅하게 여긴 본판테 조직의 2인자 비니가 낸시를 납치한 후 두 조직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

100자평

일단 심형래의 영구를 스크린에서 얼마 만에 보는 것인지 감회가 남다르다. 다만 아버지 하비 케이틀과 별 다르지 않게 노화가 진행된 모습을 보는 건 마음이 아프다. 영화의 승부수는 과거 ‘영구야 영구야’ ‘변방의 북소리’ ‘동물의 왕국’ ‘내일은 참피온’ 등 그의 화려한 몸 개그 경력을 복기하는 것이다. 거기에다 뻔해 보이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라스트신까지, 전체적인 흐름을 신경 쓴 부분은 인상적이지만 뭐랄까 추억 이상의 폭발력이 아쉽다. 좀 더 에너지를 발휘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 성룡이 기력이 쇠하며 당계례 등을 연출자로 끌어들이고 연기에 집중했던 경우처럼 그 역시 그런 전략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심형래의 영구는 바보 캐릭터의 전설이 됐다. <라스트 갓파더>에선 쉰 살이 넘은 심형래가 직접 영구를 연기한다. 그것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를 패러디해, 대부의 숨겨진 아들로 등장한다. 흥미로운 설정이다. 하비 카이틀을 필두로 한 야심찬 캐스팅도 이목을 끈다. 그런데 코미디의 힘이 영 달린다. 심형래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열심히 슬랩스틱 코미디로 잽을 날리지만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다. 하비 카이틀이 영구를 끌어안으며 “영구”라고 소리 내어 말하는 장면이 그나마 웃음을 안겨 주는 정도. 영구를 추억 속에 가만히 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주현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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