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심형래] 할리우드에 영구 없다? 아니 있다!
2011-01-04
글 : 김도훈
사진 : 오계옥
<라스트 갓파더>의 심형래 감독

솔직히 말하자면 <라스트 갓파더>는 누구도 믿지 않는 프로젝트였다. 심형래가 대부 말론 브랜도의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의 코미디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만든다고? 말론 브랜도를 CG로 되살리는 문제는 둘째치고 대부의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은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누구는 말했다. 이건 실존하는 영화가 아니라 심형래의 개그일지도 몰라. 누구도 <라스트 갓파더>의 실현을 믿지 않던 어느 날 예고편이 공개됐다. 말하자면 예고편은 거의 초현실적이었다. 아벨 페라라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지옥 같은 페르소나인 하비 카이틀이 “영구”라고 외치며 2 대 8 가르마의 영구 분장을 한 심형래를 껴안고 있었다. 게다가 ‘변방의 북소리’와 ‘동물의 왕국’ 같은 1980년대 심형래 슬랩스틱의 모든 것이 들어 있는 예고편은 정말 끝내주게 웃겼다. <라스트 갓파더>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심형래를 만나기 몇 시간 전 20분가량의 주요 장면 편집본을 받았을 따름이다. 그것으로 영화를 점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심형래는 21세기의 한국에서 찰리 채플린의 시대를 동경하고 있다. 그는 노먼 록웰의 삽화를 쏙 빼닮은 순진무구한 맨해튼을 배경으로, 페이소스를 주름 속에 겹겹이 밀어넣은 바보가 세상을 손에 넣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 그런데 왜 그는 영구를 굳이 잃어버린 시대, 그것도 태평양 건너편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대로 보내야만 했던 걸까. 할리우드로 간 영구, 심형래를 만났다.

-왠지 초조해 보인다.
=걱정을 많이 했다. 내 코미디가 과연 지금도 먹힐까. 그리고 외국에서 영구라는 캐릭터가 과연 먹힐 것인가. 한국에도 <넘버.3>나 <두사부일체>처럼 훌륭한 코미디가 있지만 그게 미국에서 먹힐 리는 없잖은가. 그래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한 영화다.

-영구를 되살려야겠다는 생각은 왜 했나.
=코미디는 공감대 형성이다. 음악은 오감이 느끼는 리듬과 감정으로 가는 거 아닌가. 샹송이나 남미 음악은 문화권이 달라도 다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코미디는 미국시장에 팔아먹으려면 문화적인 코드가 맞아야 한다. 특히 가족영화라 수위 조절이 필요했다. 미국 코미디는 대부분 욕을 하고 섹스를 건드리며 웃기는 게 많잖아. 그런 걸 피해서 예쁜 영화를 만들려니 더 힘이 들었다. 또 밸런스를 맞추는 게 힘들다. 배우 혼자만 웃기고 조연들은 싸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하비 카이틀처럼 세계적인 배우와 함께하면서 영구만 튀면 안되잖아. 게다가 영어로 코미디를 주고받아야 하고. 코미디는 타이밍이다. 0.1초만 느려도 안 터진다. 한대를 맞아도 얼마나 맛있게 맞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한국시장을 이야기하자면, 영구라는 캐릭터는 80년대와 90년대 초의 추억이다. 지금 젊은 세대는 거의 모르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나도 영구 캐릭터가 첫 등장한 드라마 <여로>를 어린 시절에 봤다. 그런 캐릭터를 다시 끄집어내 <영구야 영구야>를 하겠다고 말했더니 그때도 다들 그랬다. 그런 옛날 캐릭터를 누가 아냐고. 하지만 어린 시절에 본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는데 사라지는 게 아까워서 리메이크를 했고, 성공했다. 한국처럼 코미디의 세대가 빨리 바뀌는 곳이 없다. 찰리 채플린은 아직도 통하고, 미스터 빈도 예순이 넘은 나이에 왕성하게 활동하고, 시무라 겐(일본의 전설적인 코미디언)도 여전히 정정하다. 한국만 세대가 너무 빨리 변하고,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캐릭터도 금방 사라진다. 비행기 탈 때마다 기내 채널에서 <미스터 빈>을 상영하는 걸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 국적과 관계없이 웃을 수 있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시대도, 국경도 초월한다.

-물론 처음엔 믿기 힘든 데가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찍는 영화인데 장르는 마피아물이고, 대부의 후계자가 알고보니 영구라니. (웃음)
=내가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잘 안 믿는다. <디 워> 때 TV 출연을 했는데 다음 작품이 뭐냐더라고, 대부의 후계자가 영구랬더니 다들 빵 터지기만 하고, 내가 할리우드 간다고 했을 때도 아무도 안 믿었다. 예고편이 나왔는데도 영화가 완성된 게 맞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마피아 장르와 만난 영구의 슬랩스틱

-한국에서는 사실 슬랩스틱 코미디 전통의 대가 거의 끊겼다.
=내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왕성했다. 문에 부딪히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그런 걸 보면서 즐기면 되는 건데 맥이 끊겨버렸고, 그나마 내 것을 계속 잘 패러디하는 게 김병만이다.

-대가 끊긴 이유가 뭘까.
=슬랩스틱 코미디는 노력과 시간과 호흡이 잘 맞아야 가능한 장르다. 음악으로 치자면 오케스트라다. 그냥 무데뽀로 하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매주 하다보면 굉장히 힘이 든다. 가수는 한 노래만 40년 불러도 누가 뭐라 하나. 코미디는 매번 달라지지 않으면 뭐라 한다. 그게 힘들다. 힘든 만큼 후배도 안 나온다. 할리우드에서도 슬랩스틱은 찾아보기 힘들다. 채플린 시대만 해도 한번 웃기려고 큰 배를 물에 빠뜨리기도 하지 않았나. 요즘 다시 채플린 영화를 보면 깜짝 놀란다.

-20분 하이라이트 분량을 봤는데, 채플린적인 코미디를 하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40분 동안 계속 웃길 순 없다. 그래서 고전적인 스토리를 잘 만들려고 노력했다. 진짜 임팩트가 강한 영화가 뭐라고 생각하나. 공룡이 막 뛰어다니고 소행성이 지구를 때리고 그런 게 아니다. <로마의 휴일> <사랑은 비를 타고>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머릿속에 오래 남는 영화다.

-다만 다른 장르를 끌어올 수도 있었을 텐데 왜 마피아 장르와 영구를 접합하겠다고 생각한 건가.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니까. 마피아는 유럽 사람도 알고 미국도 알고 러시아도 안다. 마피아 모르는 사람이 있나. 그렇게 잘 알려진 장르에 영구라는 캐릭터가 들어가면 국제적으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국제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를 바랐나.
=영화는 쉬워야 한다. 대중이 이해를 못하면 무슨 필요가 있나. 요즘 어린이 관객은 영어도 잘하잖아. 또 미국영화인데 영구가 끼어들면서 좀 언밸런스한 재미가 있잖아.

-장르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장르를 잘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마피아영화를 참고했나.
=마피아영화 굉장히 많이 봤다.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다 비슷비슷한데 스토리만 조금씩 다르게 꼬아놨더라. <카지노>는 카지노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어릴 때부터 도둑질하면서 크는 성장영화 형식이고, 다 거기서 거기인 아이디어다. 그런 장르를 도입하되 <라스트 갓파더>는 코미디니까 예쁘게 가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총싸움을 해도 전혀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만드는 거, 사실 그게 진짜 어려운 거다. 리얼하게 만드는 건 훨씬 쉽다. 진짜처럼 때리고 맞는 것처럼 찍으면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니까… 환장하는 줄 알았다.

할리우드에서 감수받은 시나리오

-<라스트 갓파더>는 어떻게 보면 영구 코미디의 총합이다. <쇼 비디오자키>의 코너였던 ‘동물의 왕국’에서 보여줬던 다리 짧은 펭귄 슬랩스틱, 무기로 때리는 타이밍을 이용하는 ‘변방의 북소리’의 슬랩스틱 등 예전에 보여줬던 심형래 코미디가 모두 조금씩 보인다. 그런데 할리우드 스탭과 배우들이 처음부터 당신의 코미디를 이해하며 시작했을 리는 없었을 듯한데.
=하비 카이틀도 이게 처음엔 코미디가 아닌 줄 알았다더라. 그런데 대본을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었단다. 결정적으로 그가 출연하게 된 동기가 뭐냐 하면 나를 트레일러로 불러서 직접 해준 이야기인데, 네살 먹은 아들에게 꼭 남겨주고 싶은 영화가 있었으면 싶어서라고 했다.

-사실 그가 어린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출연작이 거의 없긴 하다. (웃음) 그런데 처음부터 하비 카이틀을 캐스팅하겠다고 생각했었나.
=내가 제일 좋아했던 배우다. 연기를 정말 잘하지 않나. <피아노> <저수지의 개들>을 보면서 어쩜 연기를 저토록 리얼하게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얼굴을 보면 딱 느껴지지 않나?

-느껴진다.
=그 눈을 보면 꼭 캐릭터가 진짜 상황에 놓인 것처럼 팍팍 와닿아. 같이 촬영하면서 이 사람이 왜 세계적인 배우가 됐는지 알겠더라고. 처음 현장에 나갔을 땐 주눅이 들 것 같더라. 속으로 주눅 들지 말자고 마음잡으면서 노력했다.

-기가 딱 느껴졌나.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눈동자로 이야기를 다 한다. 마피아 대부로서 30년간 버려뒀던 아들 영구를 찾기까지의 감정이 눈에서 다 나온다. 촬영하기 전에는 영화 외적으로 짜증도 좀 났다. 할리우드 스타라 그런지 너무 주문이 많았다. 욕심도 너무 많았고. 이 의상에는 특정한 반지가 필요하다고 고집하거나 특정한 신발이 필요하다거나 상대방 의상에 맞는 색의 의상이 필요하다거나…. 소품부가 죽어났고, 또 그걸 다 준비하느라 촬영 한번 들어가는 것도 처음엔 힘들었다. 하지만 그게 세계적인 배우답게 꼼꼼한 태도였다.

-하비 카이틀 말고도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할리우드 스탭과의 작업이 처음부터 순조롭진 않았을 것 같은데.
=사흘째 되는 날부터는 다들 트레일러에도 안 가고 내가 연기하는 거 구경하러 나왔다. 회계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사무실에서는 내 연기를 구경 못한다며 다들 현장에 나왔다.

-<토이 스토리> <가필드>와 <에반 올마이티>를 썼던 조엘 코언과 알렉 소콜로브에게 시나리오 감수를 맡겼다. 할리우드 작가들에게 감수를 맡기지 않았던 <디 워> 때 이야기의 약점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가.
=그런 지적들, 인정할 건 인정한다. 비난했던 친구들에게 섭섭했지만 그게 약이 됐다. 영화 외적인 걸로 비난하고 그러면 여전히 안되지만, 정확하게 지적해주는 것은 많이 참고했다. 내가 지금까지 영화만 88편을 했잖아. 그렇게 해오면서 계속 영화를 배우게 되더라고. <라스트 갓파더>의 시나리오는 할리우드 작가들이 다 검증했다. 사실 처음에 쓴 시나리오에는 좀 야한 부분도 있었다. 야하다기보다 상상 속 장면이 조금 노골적인 데가 있었다. 그런데 굉장히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조율하면서 많은 부분을 바꿨다.

-특히 어떤 부분을 많이 바꿔야 했나.
=내가 도무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그들은 웃기다고 하더라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들 말인가.
=그건 직접 영화를 봐야지. (웃음) 하여간 특히 전반적으로 조정도 많이 하고 양보도 많이 했다.

-다른 조연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80년대 심형래 코미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임하룡이라는 존재였다. 심형래의 슬랩스틱을 멋지게 받아쳐주는 캐릭터 말이다. 그런데 영어권 배우들과 처음 연기를 하면서 그런 리듬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토니’ 역의 마이클 리스폴리(<킥애스: 영웅의 탄생>)와 ‘마초’ 역의 존 피넷(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 배우)이 정말 잘해줬다. 특히 존 피넷은 이 영화 하고 나면 엄청 뜰 거다. 하여간 여기 출연한 배우들이 왜 세계적인 배우인가를 깨달았다. 오래 같이 해도 호흡 못 맞추는 한국 코미디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그게 다 감이라는 거다.

<디 워2>는 3D로 제작

-계속해서 영어권 배우들과 작업하고 있는데, 한국 배우들과 코미디를 해볼 생각은 없나.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지. 국내 개그맨들이랑 해봐야… 한국 배우가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고, 할리우드가 전세계 영화계의 80%를 장악하고 있잖아. 거길 들어가려면 우리만 좋아하는 코미디로는 어떻게 하겠나.

-처음 <라스트 갓파더> 기획을 시작했을 땐 <대부>의 말론 브랜도를 CG로 되살리겠다는 야심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야심을 갖고 테스트도 다 했다. 근데 알고보니 판권을 유족, 영화사, 에이전시가 다 나눠 갖고 있더라. 돈이 감당이 안되더라. 그 사람들은 죽어서 돈을 더 많이 번다더니. (웃음) 기술은 문제없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얼굴에 포인트만 딱딱 박아서 연기한 뒤에 말론 브랜도 얼굴만 씌우면 되거든.

-<아바타>의 퍼포먼스 캡처가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다.
=영구아트에서는 찰리 채플린도 복원하려면 복원한다. <디 워2>도 3D로 만들 거다. 이미 테스트한 분량이 있다. <아바타>가 나오기 2~3년 전에 이미 입체를 만들어놨었다. 이런 이야기하면 또 안 믿어요. (웃음) 나는 <아바타>가 나오는 줄도 몰랐다. <추억의 붕어빵>이라고 지금 준비 중인 애니메이션도 3D로 테스트 다 끝냈다.

-<디 워2>는 언제 들어갈 예정인가.
=곧 들어간다. 조만간.

-예전에 듣기로는 한국의 할머니가 알고 보니 이무기를 키우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는데.
=아니다. 완전히 다르다. 내용은 비밀이다. 한국 무협지 작가인 금강(본명 김환철)이 시나리오를 쓰는 중이다.

-<디 워>가 한국 성적은 근사했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성에 좀 못 차는 성적이었는데. 아무래도 그만한 제작비로 2편을 만들려면….
=우리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하루아침에 <아바타>를 이기고 박스오피스 1위를 해야만 하는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선판매(Pre-Sale)라는 개념을 전혀 모를 때 처음 그걸 해낸 게 <용가리>였다. 시나리오랑 컨셉만 가지고 해외에 272만달러에 미리 팔았다. <씨네21>에서 그거 다 사기라고 했었잖아. 현대자동차가 한번에 도요타를 어떻게 이기나. 삼성전자도 20년 전에 외국에 나가면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다. <디 워>가 없었다면 하비 카이틀도 캐스팅이 안됐을 거다. 얼마를 벌었냐가 관건이 아니다. 단돈 1만원도 안 보태주고 말이야. (웃음) 할리우드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드는 건지를 알아봐줘야지. 지난 100년 동안 한국영화가 그런 걸 해낸 적 있나? 나 말고는 한 사람이 없잖아. <라스트 갓파더>도 <디 워>로 쌓은 노하우가 없었다면 절대 못했을 영화다.

-한국에서 한국어영화를 찍을 생각은 없나.
=지금은 할리우드에서 차츰차츰 뛰어넘는 게 목표다. 현지 사람들이 영구 캐릭터로 웨스턴영화를 만들자더라. 조선시대 사신으로 간 대감이 인디언에게 납치당하고, 영구가 대감을 구하러 가고, 그런 상황 자체가 아주 웃기잖아. 그렇게 차기작을 할리우드에서 찍으면서 한국 스타와도 한명씩 한명씩 같이 작업해야지. 이병헌이나 비 같은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도전하는데, 그들이 한방에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몰라준다, 한국 사람들은. 원더걸스가 괜히 미국에 가는 바람에 소녀시대한테 찌그러졌다고들 하잖아. 찌그러진 게 아니지. 다만 미국에서 그 고생을 하는데도 잘 안되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라스트 갓파더>에도 출연시켜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었다.

-원더걸스가? 무슨 역으로.
=그건 영화를 봐야지. (웃음)

-<라스트 갓파더> 개봉을 두고 기자나 비평가들 반응이 궁금한가.
=재미있게 보는 사람도 있고 재미없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 <아바타> 보고도 재미없다는 사람이 있던데 뭘.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우리 코미디가 세계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봐줬으면 좋겠다.

-미국 배급사와 개봉 일정은 어떤가.
=아직 배급사는 여러 군데와 협상 중이다. CJ가 발표할 거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바로 예술이라는 말을 전에 여러 번 했다. 여전히 그 모토를 믿나.
=영화가 어떻게 나오든 관객이 많이 봤다는 것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 혼자 만들어서 아무도 안 보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 관객이 많이 찾는 영화, 그게 제일 우선인 것 같다. 영화를 만들다보니 혼자만 볼 영화는 만들면 안되겠더라고. 이번에 <씨네21>도 잘 생각해보면… 제임스 카메론도 개봉하는 날 집을 나갔단다. 그 정도로 감독은 개봉 앞두고 초조하다. 재미있게 볼 건가 궁금해서 (팔을 걷으며) 이렇게 두드러기가 온몸에 나더라니까. 얼마나 초조하면 그러겠나.

인터뷰가 끝나고 심형래는 300여명의 팬들과 함께하는 ‘영구파티’의 리허설을 시작했다. 행사가 곧 시작될 홍대 V홀에는 그가 얼마 전 새롭게 녹음했다는 <영구 징글벨>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20여년 전보다 조금 나이든 목소리지만 거기에는 이상하게 80년대를 회고하게 만드는 순진함이 있었다. 심형래가 말했다. “노래 시작할 때 임신부나 노약자는 피해주십쇼, 라는 말이 나오잖나. 영구는 그런, 착한 사람이다.” <라스트 갓파더>는 12월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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