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례 실례합니다. 실례 실례하세요. <라스트 갓파더> 감독 겸 주인공으로 나오신 영구 댁이 맞나요? 근데 도대체 어디 계신 건지. 홍보팀에서도 분명히 이 방으로 가면 된다고 했는데 이것 참. 어디 계신 거죠? 영구씨! 영구씨!
=영구 없다~.
-아이 정말, 장난은 그만하시고 여기 앉으세요. 그리고 들어오실 때는 문도 좀 닫고 오시구요. 이 나이에 내가 하리?
=아무튼 됐고 일단 심호흡 좀 하고, 아 원, 아 투, 아 원 투 뜨리 포, 띠리리리리리. 아이구 주기자! 반갑구만~ 반갑구만~.
-왜 이렇게 계속 장난만 치세요. 제발 인터뷰는 좀 진중하게 해주세요.
=뭐 진중? 깜짝 놀랐네 정말. 내 앞에서 진중, 뭐 그런 얘기는 삼가주세요. 간이 콩알만해졌어.
-영화에는 정말 추억의 옛 코너 코미디들이나 캐릭터들이 몽땅 나오더군요. <유머1번지>의 ‘영구야 영구야’에서 영구, <변방의 북소리>에서 바보 포졸, <내일은 참피온>에서 칙칙이, 그리고 <쇼비디오자키>의 ‘동물의 왕국’에서 펭귄, <벌레들의 합창>에서 파리까지 말이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그런 옛 코미디들을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사실 1969년에 MBC <웃으면 복이 와요>가 TV 코미디 시작이긴 하지만 <유머1번지>는 달랐어. 여러 개의 코너들이 서로 다른 시추에이션을 진행하니 경쟁도 엄청 심했죠. 그때 김형곤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하고는 엄청난 라이벌이었지. 아, 또 옛날 생각나는구만.
-하긴 정말 바보 캐릭터의 대명사이십니다. 비슷한 분장으로 나오는 후배들 보면서 뿌듯한 마음도 있으셨겠어요.
=그렇죠. <봉숭아학당>에서 이창훈이 연기한 ‘맹구’, 또 그걸 심현섭이 그대로 이어받아 했던 또 다른 맹구도 있고 역시 나중에 ‘하지마! 하지마!’를 외치던 <집으로>의 빡구(윤성호)나 대구(김대희) 모두 ‘구’자 돌림 동생들이죠. 뭐 우리나라 사람들 아무 데서나 앞니에 김 하나만 갖다붙여도 다 영구가 됐지 뭐.
-그건 그렇고 영구가 미국 뉴욕으로 가면서 왜 쌍라이트 형제랑 땡칠이는 안 데려갔나요?
=잘 모르겠는데요, 가 아니고 왜 그런 생각을 안 했겠습니까. 그들을 데리고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했죠. 근데 내가 뉴욕으로 가서 새로운 백인 여자를 만나잖아. 그러니 좀 딸린 식구 없이 혼자 있을 필요가 있었지.
-아무튼 인터뷰에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또 어떤 영화로 돌아오실지 궁금합니다. 일단 어떤 장르일까요?
=돈 무브! 돈 무브! (자신의 모자를 멀리 차며 이미 멀리 어딘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