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노다메의 성장담에 집중한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2011-01-12
글 : 이주현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니노미야 도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지난해 24권으로 완결됐다(번외편 포함).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이어 영화도 이제 최종악장을 공개한다.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은 지난해 가을 국내에서 개봉한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의 후속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이 지휘자로 화려하게 데뷔하는 치아키(다마키 히로시)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은 노다메(우에노 주리)의 성장담에 집중한다. 치아키와 협연할 날을 손꼽으며 프랑스 유학 생활을 시작한 노다메.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콘세르바투아르에 입학한 노다메는 말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데뷔한 치아키를 바라보면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치아키는 음악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자신의 방을 노다메에게 넘기고 이사를 해 노다메의 불안을 키운다. 그러던 차에 노다메는 우연히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듣고, 라벨의 곡으로 치아키와 협연할 것을 꿈꾼다. 그러나 젊고 유능한 피아니스트이자 노다메의 연적인 손 루이(야마다 유)가 노다메보다 먼저 라벨의 곡으로 치아키와 협연한다. 실의에 빠진 노다메에게 세계적인 거장(이라기보다는 변태) 지휘자 슈트레제만(다케나카 나오토)이 함께 공연할 것을 제안한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으로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른 노다메. 그러나 노다메는 피아노 연주를 그만두겠다며 잠적해버린다.

최종악장이란 이름에 걸맞게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에는 드라마를 빛내준 캐릭터들이 총출연한다. 일본의 ‘라이징 스타’ 멤버였던 류타로(에이타), 기요라(미즈카와 아사미), 마스미(고이데 게이스케), 구로키(후쿠시 세이지)와 파리에서 만난 친구들 타냐(배키), 프랭크(웬츠 에이지)가 노다메의 집에 모두 모여 치아키가 해주는 요리를 먹는 장면은 다케우치 히데키 총감독이 팬들에게 선물로 바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기가 막힌 선물이 있다. 노다메의 집 꼭대기에 사는 헝가리 출신의 유령학생 야도비의 목소리 연기를 다름 아닌 아오이 유우가 맡았다는 사실(노다메 시리즈에선 외국인도 일본어로 말한다).

고전주의 음악에서 인상주의 음악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클래식 음악도 영화를 한껏 풍성하게 만든다. 노다메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1번>,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차례로 연주한다. 노다메가 치아키와 협연했으면 하고 꿈꾼 곡,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하고 귀여운 노다메와 무척 닮았다. 오클레르 선생이 노다메에게 내준 과제곡,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과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1번>은 노다메가 음악적으로 한 단계 성숙해졌음을 보여주는 곡이다. “콩쿠르에도 못 나가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애”라고 자조하는 노다메에게 치아키는 쇼팽과 베토벤의 곡을 장시간 릴레이 레슨해주는데, 그 순간 노다메와 치아키의 관계도 더불어 단단해진다. 무대에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는 노다메의 모습을 보면서 노다메의 팬들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아, 우리가 이 모습을 보려고 (노다메와 함께) 여기까지 달려온 거구나.’ 알려졌다시피 영화의 피아노곡은 중국 출신의 떠오르는 피아니스트 랑랑이 맡았다.

사실 최종악장을 펼쳐드는 심정이 마냥 기쁠 순 없다. 함께한 추억이 많을수록 마지막이라는 말은 꺼내고 싶지 않은 법이니까. 서운함과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역시나 노다메의 성장담을 목격하는 기쁨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유치원 선생이 꿈이었던 모모카오카 음악대학 2학년생 노다메가 언제 이만큼 자란 걸까 하고 치아키의 심정으로 미소짓게 된다. 우리를 웃기고 울린 노다메에게 이제는 슬프지 않게 굿바이 인사를 해야 할 때. 안녕, 치아키! 안녕, 노다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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