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는 세계적인 무용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피나 바우쉬가 세상을 뜨기 전인 2008년, 무용을 한번도 배워보지 못한 독일의 10대 청소년들이 피나 바우쉬의 대표작인 <콘탁트호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콘탁트호프>. 피나 바우쉬가 ‘부퍼탈시립무용단’을 이끌고 1978년에 초연했고,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무용수들의 몸짓을 통해 그리는 작품이다. 형식에 치중했던 기존의 무용과 달리 이 무용극은 무용에 연극적인 대사를 활용하고 의자, 거울과 같은 일상적인 소품을 적극 끌어들이는 등 예술의 경계를 허문 것으로 유명하다. “세상을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10대들이 이 무용을 하면 어떤 감정이 나오는 작품이 될지” 항상 궁금했던 피나 바우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대 청소년들과 작업을 시작했고, 피나 바우쉬의 오랜 벗 안네 린젤 감독은 이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연습은 처음부터 잘될 리가 없다. 아이들은 무용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감정표현도 서툴다. 매일 몸으로 부딪히는 연습을 하다 보니 아이들의 무용에 대한 생각은 점차 ‘어색함’에서 ‘자연스러움’으로 바뀌어간다. 그러면서 피나 바우쉬가 강조한 ‘단순히 몸의 움직임이 아닌 몸짓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이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는다. 카메라는 적극적으로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 <콘탁트호프>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무용을 하면서 변하는 삶에 대한 태도를 자연스레 담아낸다. 단, 피나 바우쉬가 등장하는 분량이 아이들에 비해 적다고 섭섭해할 것 없다. 아이들이 빚어내는 몸짓 하나하나에 그의 흔적이 우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