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앤덴]
[now & then] 송재호
2011-02-16
글 : 신두영

1975년, 송재호는 베트남 참전용사 때밀이 창수였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이후 <창수의 전성시대> 등 아류작을 낳았던 <영자의 전성시대>의 송재호는 젊은 청년이었다. 30대 초·중반의 독자들이라면 1987년부터 1990년까지 방영된 최수종, 최재성, 최수지, 이미연 등이 나오는 청춘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기억할 것이다. 송재호는 이 드라마에서 안정훈, 이상아, 김민희의 아버지를 연기했다. 20년 전부터 안방극장의 송재호는 아버지였다. 꽤 젊은 검은 머리의 아버지였다. 강풀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장군봉 역할을 맡은 송재호는 부산 사투리를 쓰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주차장 관리인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장군봉은 치매에 걸린 아내(김수미)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다. 송재호는 1·4후퇴 때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그곳에서 자랐다. 1959년 부산KBS 성우로 데뷔한 뒤 68년 KBS 특채 탤런트가 되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송재호의 사투리 연기는 <해운대> <그때 그사람들> <살인의 추억>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참전용사는 세상의 모든 경상도 남자들의 아버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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