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송재호는 베트남 참전용사 때밀이 창수였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이후 <창수의 전성시대> 등 아류작을 낳았던 <영자의 전성시대>의 송재호는 젊은 청년이었다. 30대 초·중반의 독자들이라면 1987년부터 1990년까지 방영된 최수종, 최재성, 최수지, 이미연 등이 나오는 청춘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기억할 것이다. 송재호는 이 드라마에서 안정훈, 이상아, 김민희의 아버지를 연기했다. 20년 전부터 안방극장의 송재호는 아버지였다. 꽤 젊은 검은 머리의 아버지였다. 강풀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장군봉 역할을 맡은 송재호는 부산 사투리를 쓰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주차장 관리인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장군봉은 치매에 걸린 아내(김수미)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다. 송재호는 1·4후퇴 때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그곳에서 자랐다. 1959년 부산KBS 성우로 데뷔한 뒤 68년 KBS 특채 탤런트가 되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송재호의 사투리 연기는 <해운대> <그때 그사람들> <살인의 추억>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참전용사는 세상의 모든 경상도 남자들의 아버지가 됐다.
씨네21
검색관련 영화
관련 인물
최신기사
-
[인터뷰] 배우의 역할은 국경 너머에도 있다 TCCF 포럼 참석한 네명의 대만 배우 -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
[인터뷰] ‘할리우드에는 더 많은 아시아계 프로듀서들이 필요하다’, TCCF 피칭워크숍 멘토로 대만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 <쇼군> 프로듀서
-
[기획] 대만 콘텐츠의 현주소,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로 거듭나는 TCCF - 김소미 기자의 TCCF,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 방문기
-
[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
[비평] 돌에 맞으면 아프다,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
-
[기획] 깊이, 옆에서, 다르게 <아노라> 읽기 - 사회학자와 영화평론가가 <아노라>를 보는 시선
-
[인터뷰] ‘좁은 도시 속 넓은 사랑’,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모두 다 잘될 거야> 레이 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