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허시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80년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던 분들일 게 틀림없다. 바버라 허시는 80년대 전성기를 보냈으나 중년이 되면서 사라져버린 많은 할리우드 여배우 중 한명이다(여기에는 데브라 윙거나 로잔나 아퀘트 같은 배우도 포함할 수 있으리라). 허시는 1980년 중반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샤이 피플>(1987)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월드 아파트>(1988)로 2년 연속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첫 번째 배우가 되었고, 또, 우디 앨런 감독의 <한나와 그 자매들>(1986)과 게리 마셜 감독의 <두 여인>(1988)으로 비평적 성과와 인기를 한꺼번에 얻었다. 그러나 허시는 90년대 이후 주연으로 발탁되지 못하면서 스포트라이트에서 잠시 비껴 사라졌다. 오랜만에 출연한 <블랙 스완>에서 그녀는 딸 니나(내털리 포트먼)를 “스위티”(sweety)라고 부르지만 전혀 스위트하지 않은 엄마 에리카 세이어스를 연기한다. <블랙 스완>은 분명 내털리 포트먼의 영화다. 그러나 바버라 허시의 무시무시한 내공 없이 흑조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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