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항변은 또렷한데 전달은 글쎄 <정글피쉬2>
2011-03-02
글 : 이영진

전교 1등이던 효안(한지우)이 자살했지만 특별반 아이들은 조금의 미동도 없다. 좀처럼 넘보지 못했던 1등을 차지하려는 경쟁만이 더 치열해졌다. 효안과 단짝이었으나 고등학교에 들어와 사이가 멀어진 율(지연)의 표정도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하고 냉랭하다. 효안이 죽은 지 얼마 뒤 효안이 임시교사와 원조교제를 했다는 증거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다. 효안에게 빚진 마음이 있는 호수(홍종현)는 율을 찾아와 두 사람이 무슨 관계였냐고 묻지만 율은 모른다고 말한다. 한편, 폭력사태에 휘말려 소년원에 다녀온 뒤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바우(이준)와 미혼모가 돼 학교에서 쫓겨난 라이(신소율)는 정체 모를 누군가로부터 효안을 죽음으로 내몬 살인자를 밝혀내라는 집요한 추궁을 받는다.

<정글피쉬2>는 지난 연말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극장판’으로 재편집한 영화다. 8부작 미니시리즈의 에피소드를 모은 터라 10대 청소년들이 겪을 법한 수많은 난관이 한데 담겨 있다. ‘겪을 법한 난관’이라고 해서 흔한 통과의례는 아니다. 애인대행으로 용돈 벌이를 하고, 실수로 임신을 한 그들은 학교와 집에서 ‘길바닥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한다. 공포를 주입하는 학교와 분노를 일으키는 집에서 ‘탈출’한 죄의 대가다. “이 무시무시한 정글은 누가 만들었는가?” 벌을 받을 테니 죄도 따져 묻자는 청춘들의 항변은 또렷하다. 다만 <정글피쉬2>가 죽어가는 아이들의 비명이 절실하게 전달되는가, 라고 한다면 글쎄. 파탄의 현실을 떠올려 영화에 대입해야만 수긍할 수 있는 설정들도 적지 않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지닌 사연들을 하나의 줄기로 매끈하게 접합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다. 아이돌, 얼짱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이중 이준과 신소율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