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슈퍼히어로물 + 하이틴 정서 = ? <아이 엠 넘버 포>
2011-03-02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존 스미스라는 이름의 그는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이다. 그는 로리언 행성이 모가도어인들에게 파괴될 때 다른 여덟명의 초능력자들과 함께 구사일생으로 지구에 보내졌다. 그중 그가 넘버 포(알렉스 페티퍼)다. 하지만 모가도어인은 지구에까지 침투하여 이 아홉명의 초능력자들을 하나씩 살해한다. 넘버 포는 그를 지켜주는 전사 헨리(티모시 올리펀트)와 함께 매번 모가도어인을 피해 도망치는 신세다. 하지만 새라(디애나 애그론)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그는 도망 대신 싸우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머지 생존한 초능력자들과 힘을 합쳐 모가도어인에 맞서기로 한다.

이 슈퍼히어로의 태생을 보면 <슈퍼맨>에 가깝고 돌연변이에 가까운 능력의 외계인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엑스맨>을 떠올리게도 한다. 한편으로 주인공의 나이는 10대. 그들의 정서가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다. <아이 엠 넘버 포>는 기존 슈퍼히어로물의 가장 익숙한 이야기에 하이틴 정서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 <아이 엠 넘버 포>는 연기, 각본, 감독이 골고루 부실하다.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아무리 그들의 젊은 나이를 감안한다 해도 미숙함이 많이 엿보인다. 세명의 각본가가 붙어서 쓴 각본은 이 장르의 정전들을 일부분씩 떠올리게 할 뿐 심심하다. 게다가 미숙한 연기와 심심한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감독에게서조차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속편을 예고하며 끝맺고 있는데 적어도 시리즈로 만들 생각이라면 각본가와 감독쯤은 바꾸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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