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의 마크가 존재한다. 과거 80년대의 마크는 소문난 문제아였다. 13살 때 이미 코카인 중독자였고 16살 때 폭행죄로 감옥살이를 했다. 그의 형 도니 월버그가 참여했던 보이 밴드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거절했고, 1991년 밴드 ‘마키 마크 앤드 더 펑키 번치’의 랩 뮤지션이자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의 섹시한 모델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여기까지가 마크 1기, 마키 마크의 삶이다. 그리고 1994년 페니 마셜의 <르네상스 맨>으로 스크린 데뷔, 이후 <바스켓볼 다이어리> <페이탈 피어>를 거쳐 순진무구한 포르노 스타를 열연한 <부기 나이트>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 마크 월버그는 격렬한 섹스어필이 아니라 미묘한 어두움과 과묵한 강인함을 넘나드는 ‘미국 현대 남성’의 아이콘 격인 배우가 되었다. <파이터>에서도 그는 한물간 권투선수의 치욕과 영광을 담담하게 눌러 연기하며, 맷 데이먼과 어깨를 겨루는 ‘보통 남자’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하지만 <디파티드>에서처럼 야심만만하고 비열한 독기를 내뿜을 때가 훨씬 멋져 보인다는 건 인정해야겠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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