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대통령 할래? 편집장 할래?”
2011-03-09
글 : 김도훈
<컨트롤러>의 조정국 직원들

-그니까 당신들이 바로 전 인류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는 조정국 직원들이군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인간의 삶을 통제하고 조정하며 미래를 정해진 공식대로 흐르게 만듭니다. 종종 시간을 멈춰서 우리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는 인물들의 의식을 바꾸기도 하지요. 신의 심복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일종의 천사라는 건데. 왜 옷을 미국 TV시리즈 <매드맨> 주인공들처럼 입고 있습니까? 지금은 1960년대가 아니잖아요?
=그… 글쎄요. 저희들도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레트로 복식이 유행이라 그럴지도.

-전 그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당신들이 바로 1960년대에 탄생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립니까. 조정국은 인류가 탄생하자마자 업무를 시작한 단체예요.

-웃기는 소리. 그럼 왜 1960년대 슈트를 입고 있습니까? 인류가 탄생하자마자 업무를 시작했다면 벌거숭이로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들짐승으로부터 뜯어낸 털옷을 입거나, 뭐 그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희들은 지성인입니다. 나체는 히피적이라 용납할 수 없고, 모피는… 얼마 전에 조정국쪽으로 들어온 여자 신입사원이 극렬 모피반대론자라 입을 수가 없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인 게 지성인이고 당신들은 지성인이 아니에요.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신들은 60년대 하워드 휴스가 은밀하게 만든 단체입니다.
=하워드 휴스? 그 작자의 인생도 우리가 관리했습니다. 우리가 아니었다면 하워드 휴스는 지금쯤 북미의 절반을 다스리는 ‘휴스 왕국’을 만들고 남부와 전시상태에 있을 겁니다. 다행인 줄 아세요.

-비겁한 거짓말. 당시 하워드 휴스가 에이리어51 기지로 옮겨진 로스웰 외계인들로부터 얻은 초자연적 인간 통제 능력을 기반으로 CIA 요원들을 세뇌시켜 만든 게 조정국입니다.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독자들 앞에서 지금 공개하는 겁니다. 어서 커밍아웃하세요.
=대체 그 정보는 누구한테서 얻은 겁니까, 기자님.

-멀더 요원입니다. 당신들이 내 귀에 도청장치를 넣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할 수 없군요. 기자님의 인생을 저희가 좀 조정해야겠습니다. 두 가지 운명 중 하나를 선택하시면 그대로 맞춰드리겠습니다. 하나는 대통령이 되는 운명, 다른 하나는 편집장이 되는 운명입니다.

-차라리 절 죽이세요. 이 자리에서. 상콤하고 깨끗하게.

관련 영화